살짝 내려간 눈꼬리, 언뜻 공허해 보이는 눈동자. 권잎새 배우가 스스로 밝히듯 “조금 지쳐 보이는 듯한” 그의 외양과 <미지수>의 지수는 동심원을 그리다 하나의 궤로 합쳐졌다. 지수는 상실의 마음을 안은 채로 다소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맞이하는 인물이다. 지수가 마냥 허탈해 보이고 지쳐 보이는 이유는 영화의 후반부에서나 밝혀진다. 따라서 결말 전의 지수는 계속하여 미지의 인물로 보여야 한다. 이에 권잎새 배우는 캐릭터를 특정 성향이나 성격으로 표현하기보단 “지수가 어떤 사람일지를 지수와 타인의 관계성”에서 드러내려 했다. 남자 친구인 우주(반시온), 우주의 엄마 선애(윤유선), 우주의 친구 영배(안성민)를 어떤 태도로 맞닥뜨려야 할지를 “내 삶의 실제 친구들과 아끼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상상했다. 촬영 중이 아닐 때조차 “우리는 권잎새와 반시온이 아니라 지수와 우주로 행동”했고 “연기 바깥에서도 내가 지수의 위치에 맞게 무의식적으로 연기를 주도하게” 됐다. 권잎새 배우가 생각한 지수란 “그리운 마음”의 총체다. 영화 속의 지수는 늘 우주를 그리워하고, 권잎새 배우 역시 <미지수>의 촬영이 끝난 후에도 지수를 그리워했다. “지수가 마음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았기에 이 복잡한 마음을 글로 옮기기도 했다.”
권잎새 배우는 19살 때부터 극단 생활을 시작하며 연기를 배웠고 어느덧 12년차 배우가 됐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듀스 101>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쳤고, <순환소수>에서 주인공 현정 역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매체 연기를 시작했다. 공시생 배역을 잘 소화하기 위해 “실제 노량진에서 몇주를 지내며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하기도 했던 열렬한 연기의 기억에 재미를 느낀 뒤 영화 연기에 몰두하는 중이다. 2022년 서울독립영화제의 ‘배우 프로젝트-60초 독백 페스티벌’에서 2등을 차지하며 지난해 10개가 넘는 장·단편에 참여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는 그의 미래란 여전히 설레는 미지수다.
FILMOGRAPHY
영화2024 <갈비뼈> 2023 <미지수> 2021 <열아홉> 2020 <가치 캅시다> 2019 <연습생> 2019 <할머니의 외출> 2019 <미지의 왈츠> 2017 <순환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