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부터 1989년까지 18년 동안 방영된 추억의 드라마 <수사반장>(MBC)이 돌아왔다. 청년의 얼굴로. 이 드라마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수사반장 1958>(MBC)은 다시 만난 친구처럼 반가울 것이다. 원작을 잘 모른다 해도 상관없다. <모범택시>(SBS)처럼 사건 발생과 해결이 1~2회 만에 이루어지는 빠른 전개에 코믹, 액션, 로맨스, ‘권선징악’ 교훈까지 두루 갖추었기에 익숙하게 몰입할 수 있다. 물론 전쟁 이후의 정치사회적 혼란기를 다룬 ‘시대극’으로서도 꽤 흥미롭다. <수사반장 1958>은 19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원작 속 인물들의 청년기를 다룬 ‘프리퀄’ 드라마다. 황천시에서 ‘경기도 소도둑 검거율 1위’로 유명세를 탄 학도병 출신 형사 박영한(이제훈)은 서울 종남경찰서로 발령받는다. 영한은 그곳에서 유대천 반장(최덕문)을 비롯해 미친 개 김상순(이동휘), 불곰 조경환(최우성), 제갈량 서호정(윤현수)으로 구성된 ‘수사1반’ 동료들과 함께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폭력적 갈취를 해온 불량배들을 소탕하고, 은행 강도단을 검거하고, 영아 실종 사건을 해결하는 등 시민의 안전을 지키며 정의를 구현해간다. 그런데 왜 하필 ‘1958년’이어야 했을까? 시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공권력의 무능과 불의는 단지 그 시대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수사반장 1958> 속 상황과 사건은 과거의 일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것이기도 하며 반복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드라마는 복고를 표방한 시대극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사회를 반영한 현대극으로 이해될 수 있다. 1958년에 활약한 ‘종남경찰서 수사1반’이 필요한 상황은 2024년 현재에도 넘쳐나기 때문이다.
check point
사극도 여성 캐릭터 변화에 신경을 쓰는 최근 대중문화 흐름을 생각하면, 남성이 대부분인 <수사반장 1958>의 시대착오적 성비 구성은 아쉽다. 다만 멋진 경찰관이 꿈인 추리소설 마니아 봉난실(정수빈)과 한때 연기자 지망생 출신답게 감쪽같은 연기력으로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종남서림’ 주인 이혜주(서은수)에게 일말의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