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은 영화감독 그자비에 돌란을 심사위원장으로 위촉하며 개막 이전부터 특별한 관심을 받았다. 5월22일 오전 11시(현지 시각 기준) 후보작 <비엣 앤드 남> 상영에 앞서 객석에 앉아 관객들에 인사를 건넨 그는 연출 은퇴 선언 이후에도 여전히 영화제를 대표하는 스타임이 분명했다. 18명의 신진 연출자들이 초청된 올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은 경쟁부문의 이름들과 교차 검토할 때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는 섹션이다.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어프렌티스>의 알리 압바시, <신성한 나무의 씨앗>의 모하메드 라술로프, <모텔 데스티노>의 카링 아이노스가 전작으로 이 부문에서 대상을 받고 메인 섹션에 진출한 감독들이다. 이들 국적(그리스, 이란, 브라질)을 살펴보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은 ‘제3지대’에서 온 영화인들의 칸 진출 플랫폼으로도 기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빌리지 넥스트 투 파라다이스>(The Village Next to Paradise)는 칸에 초청된 첫 소말리아 영화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드뷔시 극장 무대에 올라 제작진과 배우진을 소개했다. 장편 데뷔작으로 자국 영화사를 새로 쓰게 된 모 하라웨 감독은 “사랑과 정직함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며 “소말리아가 겪은 그 모든 어려움에도 평범한 삶이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말로 소말리아영화의 역사적인 칸 초연을 함께했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화제작으로 호명된 영화 중 한편은 보리스 로즈킨 감독의 <술레이만의 이야기>다. 프랑스의 한 영화 관계자는 “경쟁부문에 있는 그 어떤 작품과 비교해도 훨씬 강렬하다”며 해당 영화와 이를 품은 섹션의 저력을 극찬했다. 영화는 빛의 도시 파리에서 배달 일을 하는 술레이만(아부 상가레)의 자전거를 따라간다. 프랑스에서 널리 사용하는 배달 앱(우버이츠 혹은 딜리버루) 가방을 메고 미로 같은 도심 곳곳을 내달리는 기니 출신 이민자의 모습은 함께 자전거에 올라탄 촬영팀이 핸드헬드로 찍었다. 실제 기니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기계공으로 일하는 배우 아부 상가레는 “착한 이민자의 전형으로만 보일 수 있었던 캐릭터에 영혼과 감성을 한계 없이 불어넣었다”(<버라이어티>)는 평과 함께 비전문배우의 첫 연기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영화는 심사위원상까지 품에 안으며 2관왕을 기록했다.
모든 섹션의 전체 출품작 중 최고의 첫 장편영화에 주는 황금카메라상은 <아르망>에 돌아갔다. 이를 연출한 노르웨이 출신 핼프댄 울만 퇸델 감독은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의 손자로 알려지며 축제 기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로 74회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레나테 레인스베는 6살 된 아들 아르망이 한 아이를 성적으로 학대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젊은 엄마를 연기한다. 대상 수상작은 관호 감독의 <검은 개>다. 지아장커 감독의 경쟁부문 초청작 <풍류일대>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전후로 원래 살던 곳에서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목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검은 개>는 이 시기 같은 이유로 내몰린 개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아장커 감독은 <검은 개>에서 배우로 모습을 드러낸다. 걸출한 중국영화 두편이 두 부문에 나란히 진출해 사회비판 정서를 경유하며 지적인, 그리고 인격적인 유대를 형성하는 흥미로운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