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화령(조현진)은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쓰러진다. 그리고 자신이 찍은 영화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잃는다. 화령과 함께 일했던 프로듀서, 후배 배우, 감독 등이 차례로 병문안을 와서 그가 참석하지 못한 시사회와 보지 못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들의 진술은 조금씩 다르다. 2부에 접어들면 앞서 등장했던, 화령과 관객이 알지 못하는 영화에 대한 증언이 더욱 충돌하며 실체를 모호하게 만든다. 흑백 화면에 고정된 카메라, 한정된 공간 활용이 주는 심플함에 비해 영화는 방대한 대사로 진행된다. 때문에 관객은 스스로 비선형적으로 던져진 단서들을 취합해 이면의 진실을 적극적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는데, 일련의 과정 자체가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는 과정과 내러티브의 주체성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유형준 감독은 1년여간의 공백기를 두고 1부와 2부를 촬영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과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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