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태풍클럽’, 여름의 공기를 파고드는 소마이 신지의 뉴웨이브
2024-06-26
글 : 김소미

태풍이 오기만 해도 존재가 흔들리는 시절. 학교 건물에 갇힌 6명의 중학생들은 태풍 전후로 자신의 구성 성분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른다. 성인이 되고 싶은 동시에 선생님들에게 환멸을 느끼는 미카미, 사회의 윤리에 질문하는 미치코, 규범을 벗어나고 싶은 야스코, 자기 안의 폭력성을 마주하는 켄과 학교를 벗어나기로 한 리에 등 <태풍클럽>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저마다의 고립 속에서 성장하거나 퇴행한다. <태풍클럽>은 방향성을 상실한 어른들과 불온함에 잠식당한 미성년의 세계를 수수께끼처럼 던진다. 혈기와 불안, 성적 욕망으로 들끓는 아이들의 열기를 한정된 시공간에 응축해낸 소마이 신지의 대표작으로, 1980년대 일본영화 뉴웨이브의 흐름 속에서도 돌출적인 작품이다. 아마추어 배우들의 즉물적인 연기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연출과 여름의 공기를 파고드는 거침없는 롱테이크 촬영이 소마이 신지 영화의 입문자들에게도 매혹적인 손길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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