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더 납작 업드릴게요>,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더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뿐
2024-07-10
글 : 이유채

5년차 불교 서적 전문 편집자 혜인(김연교)은 남들이 보기에 진정성 있는 직업인이다. 절이 바로 옆인 출판사의 직원으로서 출근하자마자 법당에서 단체 절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나 현실은 절을 하다 졸기 일쑤고 잡무를 처리하느라 절 주변 풍경을 감상할 여유 따윈 없다. 그러던 어느 날의 커피 타임, 바쁜 생활 속에서도 취미를 즐기는 상사들을 보며 잊고 살았던 작가의 꿈을 떠올린다. <더 납작 엎드릴게요>는 주인공의 독특한 환경을 십분 활용한 코미디다. 매일 같이 건강한 절밥을 점심 메뉴 선정에 시달리는 직장인의 고충으로 풀어내고 법당 밖의 푸른 하늘과 갑작스레 에러가 뜬 컴퓨터 블루스크린의 아찔한 디졸브는 공감할 수밖에 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지친 주인공을 위로하는 환상적 캐릭터를 달마 대사로 쓴 재치도 발군이다. 시종일관 해탈한 듯한 표정으로 은근한 웃음을 끌어내던 김연교 배우는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더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뿐이라고 선언하는 결정적 장면에서 선명한 인상을 남기며 영화를 뭉클한 청춘드라마로 바꿔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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