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모든 얼굴을 고르게 담아내는, <샤인>
2024-07-31
글 : 유선아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혼자가 된 예선(장해금)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다. 마을 성당의 스텔라 수녀(정은경)와 라파엘라 수녀(장선)는 혼자가 된 예선을 보살피고자 하고, 세명의 친구는 괜히 예선의 집으로 찾아와 함께 어울리며 조용한 집을 떠들썩하게 만든다. 모두를 밀어내던 예선에게 어느 날 갑자기 6살 새별(송지온)이 오고 새별과 함께 살고 싶은 예선은 친구 다희(채요원)와 함께 거짓말을 지어낸다. <샤인>은 예선을 둘러싼 모든 인물이 대화를 나누고 생활하는 장면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영화다. 예선을 중심으로 가깝고 먼 여러 인물은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박석영 감독의 다른 영화처럼 한명도 허투루 버려지지 않고 고르게 다뤄진다. 타인의 삶에 감응하는 작품에 거창한 극적 장치나 영화적 기교가 없는 대신, 제주 마을의 자연과 일부 비전문 배우의 꾸밈없는 즉흥연기, 우연한 순간에 피어난 빛의 조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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