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수 1341만명을 동원한 <베테랑> 9년 만의 속편이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서도철(황정민)을 중심으로 한 강력범죄수사대 형사 캐릭터들 및 주변 인물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 합류한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를 비롯해 전편과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하는 설정들이 눈에 띤다. 해치는 죽어야 마땅한 사람들에게 대신 복수를 해주는 정의로운 자경단인가, 혹은 그냥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연쇄살인범인가, <베테랑2>는 권선징악을 내건 전작을 넘어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시사회를 보고 나온 <씨네21> 기자·평론가들이 첫 반응을 전해왔다.
김소미 기자
올드보이 사이에 합류한 막내 형사와 자식 문제로 속 썩는 아버지 형사가 사이버렉카 시대의 혼잡한 수사망에 뛰어들었다. <베테랑 2>에서 폭력 중독 사회를 돌파하는 아날로그 직업인의 자질은 변함없다. 양심의 얼굴을 무심한 제스처로 대변하는 배우 황정민이 전편보다 강도높은 액션을 구사하며, 중년의 피로와 딜레마 또한 호쾌하게 전한다. 오프닝의 대규모 검거 신, 빗 속의 옥상 액션 등 맵시와 B무비적 활력을 모두 챙긴 세트피스 역시 류승완이라는 베테랑의 건재함을 알린다.
유선아 영화평론가
액션과 서사의 실리와 명분을 영리하게 모두 챙겼다. 불의는 더 큰 폭력으로 응징한다는 자경단의 정의 게임이 선악의 양자택일로 가름되곤 했었다면 <베테랑 2>는 선량하거나 선량하지 않은 시민, 촉법소년과 악인으로 더 복잡한 층위를 더한다. 군더더기 없는 MMA와 파쿠르 액션에 서브플롯을 여럿 엮어 긴장과 활기를 오가며 드라마와 액션을 능수능란하게 조율하는 류승완의 장기가 다시 한번 증명되었다.
이우빈 기자
류승완 감독의 ‘개판’ 연출은 역시 독보적이다. 오프닝의 대규모 도박장 탈출극은 <피도 눈물도 없이> 속 투견장 시퀀스의 진짜 ‘개판’을 떠올리게 하고, 남산 계단과 비 오는 옥상의 격투 신은 그의 초기작에서 강조됐던 날 것의 우지끈한 액션을 보여준다. 자경단 소재를 혼합해 이야기의 범주를 넓히는 동시에, ‘왜?’라는 관념의 문제로 뚫고 가기보다 ‘어떻게?’라는 행동의 영화로 솟구쳐 나가면서 감독의 정체성을 지킨다.
이자연 기자
2015년의 영광을 좇고싶어서 일까. 멀어져버린 과거의 농담과 태도를 그대로 복제한 구간들이 불시로 제동을 건다. 류승완 감독과 배우 황정민의 만남에 관객이 보편적으로 갖는 엔터테인적 기대를 정확하게 겨냥하지만 동시에 뻔한 예상도 그대로 안고 있다. 다만 영화가 박선우(정해인)를 통해 건네는 질문은 극의 뒷심을 끌어올리며 동시대적 사유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