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중공업 대리인 준희(장성범)는 인사팀에 발령된 후 구조조정 업무를 맡는다. 150명의 해고자를 추리는 과정이 내킬 리 없지만 회사를 위한 일이란 생각에 인사팀은 신속하게 일을 진행한다. 회사의 의견을 잘 받아들일 직원을 근로자 대표로 선발한 뒤 해고 대상자 선발 기준을 세우려 하지만, 사태를 파악한 또 다른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선다. <해야 할 일>의 화자는 해고 당사자가 아닌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실무자다. 직접적인 실행자이자 관찰자로서 준희는 상황을 폭넓게 살핀다. 그의 눈을 통해 본, 영화가 그리는 구조조정의 핵심은 회사와 직원간의 싸움이 아니며 결국 직원들 사이의 갈등만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시스템상의 문제는 그대로지만, 이 상황을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다루거나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지 않은 채 현실감 있게 전달한 것이 <해야 할 일>의 미덕이다. 박홍준 감독이 조선소 인사팀에서 4년간 근무한 실제 경험담이 반영됐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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