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내가 쓴 증오의 노래의 돌이킬 수 없는 성적표를 받아든 비운의 예술가, ‘조커: 폴리 아 되’
2024-10-02
글 : 김철홍 (평론가)

유명 토크쇼 생방송 중 진행자를 살해한 일로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은 스타가 된다. 그가 주인공인 영화까지 만들어졌을 정도다. 반면 교도소에 갇혀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아서는, 무기력하게 변호사와 곧 있을 재판에서 형량을 줄이려 노력하며 시간을 보낸다. 전략은 다중인격을 앓고 있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살인은 아서 플렉이 아닌 조커가 한 짓이라 주장해야 승산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커의 팬을 자처하는 리 퀸젤(레이디 가가)이 아서에게 나타나자, 한동안 멈춰 있던 조커의 멜로디가 다시 아서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5년 만의 속편으로 돌아온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 폴리 아 되>는 관객의 기대를 완전히 배반하는 영화다. 조커가 벌이는 ‘멋진 나쁜 짓’ 같은 것은 영화에 없다. 그건 오로지 뮤지컬의 형태로 아서의 환상 속에서만 펼쳐질 뿐이다. 전작이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오명에 대한 감독의 답 같은 영화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