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부산국제영화제]
BIFF #2호 [뉴스] 배우 심은경의 비프의 추억 外
2024-10-04
글 : 조현나
사진 : 백종헌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붉은수염’이라는 이자카야가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기간에 행사가 마무리되면 다들 붉은수염에 모여 있었다. 근처에 촬영이 있을 때나 부일영화상에서 상을 받을 때 잠시 놀다 가라는 어른들의 연락에 붉은수염으로 향하곤 했다. 술 마시는 어른들 사이에서 ‘영화제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진행되는 거지?’ 라며 궁금해하던 시절이었다. 부산영화제를 제대로 체감한 건 2년 전이다. 감사하게도 미야케 쇼 감독님의 영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스페셜 토크에 함께 자리했었다. 일본에서 영화를 봤을 때 무척 인상 깊었고 미야케 쇼 감독님을 워낙 좋아하는 데다 주연을 맡은 키시이 유키노 배우와 회사가 같아 잘 알고 있어서 같이 대담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부산영화제에 출연작이 공식초청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막식 날 레드카펫에 오르며 ‘이 길을 걷는 데에 10년이 넘게 걸렸구나’ 싶었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스페셜 토크 때 ‘관객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구나’ 하며 귀담아들었었는데 올해는 <더 킬러스> 관객과의 대화 일정을 앞두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고 만감이 교차한다. 이제는 붉은수염으로 오라는 이야기를 더 기쁘게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알맞은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부산영화제가 아시아의 칸영화제 같다고 생각한다. 평소 보기 어려운 좋은 영화들을 만날 수 있고, 여러 영화인들이 모여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영화제에서 알랭 기로디 감독의 <호수의 이방인>을 봤던 때를 잊지 못한다. 다들 이 맛에 ‘피켓팅’ 하는구나 싶고. (웃음) 앞으로도 이런 순간을 더 많이 만들어가고 싶다.

오세연 감독의 국이네낙지볶음

내가 부산 출신이라 사람들이 부산에 올 때마다 무엇을 먹어야 하냐고 엄청나게 물어 온다. 지난해 처음 가본 맛집이 있어서 꼭 추천하고 싶다. 밀면이나 국밥은 아무 데서나 먹어도 되지만 낙곱새는 여기다. 국이네낙지볶음의 낙곱새를 먹고 다른 집은 다 가짜고 여기만 진짜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을 알게 된 이후로 부산에 내려올 때마다 꼭 방문하고 가족들도 데려갔다. 중요한 건 낙곱새가 너무 맛있다고 다 먹어버리면 안 되고 적당히 남았을 때 우동사리를 꼭 추가해야 한다는것이다. 내가 밥에 비벼 먹는다고 냄비를 바닥내는 바람에 우동사리를 거절당해서 너무 속상했다. 수영역에 있으니까 체감상 해운대역보다도 가깝다. 영화와 영화 사이 두시간 정도 여유 있을 때 꼭 가보시길~!

가는 길 – 수영역 4번 출구에서 도보 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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