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부산국제영화제]
BIFF #2호 [인터뷰] 상상하고 감각하며, <지옥> 시즌2 김성철
2024-10-04
글 : 조현나
사진 : 최성열

“제가 만든 이 세상을 마음껏 즐기세요.”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2에서 배우 김성철은 새진리회 1대 의장 정진수 역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기존 캐릭터를 재해석해 연기하는 것에 부담은 없었을까. 그는 자신이 올랐던 뮤지컬 무대들을 상기하며 답했다. “뮤지컬에선 같은 캐릭터를 여러 배우가 연기하기 때문에 배우 간의 비교는 숱하게 이루어진다. 그런 상황에 익숙하고, 배우 각자의 매력이 존재한다고 여기는 편이라 부담 없이 임했다.” 김성철이 집중한 것은 “정진수의 목표”였다. “작품을 시작할 때 대본을 손으로 써본다. 그러다보면 맡은 인물의 대사에서 반복되는 말들이 걸러진다. 내가 느낀 건 처음부터 끝까지 정진수의 내면엔 두려움이 내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고통을 세상 사람들도 알아야 한다고 여긴다. 속으론 두려움에 떨면서도 겉으론 의연하게 의장 행세를 하는 정진수의 간극에 초점을 맞췄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1~3화 중 김성철이 꼽은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정진수가 20년 전 지옥행 고지를 받았음을 진경훈(양익준)에게 알릴 때다. “정진수가 어떤 인물이며 뭘 하고 싶어 하는지를 각인시키는 신이다. 중요한 장면이라 제작진과의 첫 미팅부터 촬영에 들어갈 때까지 매일 대본을 봤고 원작 웹툰도 많이 참고했다.” CG 작업이 더해진 지옥 사자들의 시연, 지옥에 간 정진수가 고통받는 장면은 배우의 상상력을 필요로 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 평소 상상을 많이 하고 그 상상을 잘 믿는 편이다. 그래서 준비된 CG 이미지를 참고해 상상하며 재밌게 촬영했다.” 그렇게 9시간의 사투 끝에 현재와 같은 강렬한 신들이 완성됐다.

<지옥> 시리즈의 세계관에서 정진수의 부활은 큰 이슈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이 ‘부활했다’고 여기지 않을 것”이라는 게 김성철 배우의 의견이다. “지옥에서 수많은 곳에 끌려다니며 고통받았기 때문에 정진수는 현실로 돌아온 후에도 자신이 또 다른 지옥에 온 것인지 아닌지 확신하지 못한다. 그런 혼란스러움과 언제 또 지옥에 끌려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김성철 배우는 “왕도 영웅도 아님에도 자신의 모든 말이 진리처럼 여겨지는 인물을 연기하는 건 무척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지옥> 시즌2의 4~6화는 더 드라마틱하게 흘러가며 의장으로서 정진수의 활동도 부각된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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