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절친했던 두 친구가 재회한다. 인선(김민하)은 살인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로, 민주(최희서)는 그를 수사하는 형사로, 해후의 장소는 취조실이다. 배우 김민하와 최희서가 <폭로: 눈을 감은 아이>을 택한 이유는 “두 여성이 오롯이 서로의 이야기를 각자의 이유로 쫓는 시나리오(김민하)”였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두 배우는 서로의 캐스팅 소식을 듣자마자 반가운 마음이었다고. “<파친코> 시즌 1에 나온 민하를 보자마자 주위에 너무 좋다고 이야기했었다. 감독님을 통해 민하 배우도 나를 원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운명 아닌가 싶었다.(최희서)” 인선이 민주를 담당 형사로 지목한 이후로 영화는 철저히 둘의 관계에 집중한다. 최희서 배우는 “인선과 민주가 단둘이 남아 대화하는 네 번의 시퀸스”를 “영화의 척추”라고 강조했다. “감독님에게도 다른 장면은 몰라도 네 장면만큼은 차례대로 찍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김민하 배우도 서로의 눈을 마주하는 순간 “엄청난 힘”을 느꼈다. “최희서 배우의 눈을 보자마자 주변이 뿌옇게 변하는 것 같았다. 필사적인 인선의 행위가 이해되지 않을 때마다 민주를 바라보며 납득할 수 있었다.”
<폭로: 눈을 감은 아이>는 피의자 인선과 형사 민주가 진실을 향해 내달리는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실은 “평행을 이루며 달리던 두 인물이 어느 순간에 교차(최희서)”하는 영화기도 하다. 배우 김민하가 말하는 민주는 “인선이 한 순간도 잊은 적 없는 사람”이자 “진실을 위해 필요한 사람”이다. “인선에게 사건을 해결하려는 모든 길은 사실 민주를 구원하는 일이기도 하다.” 최희서 배우가 말하는 인선은 “민주가 경찰이 되어도 짓누르는 죄책감”을 주던 사람이다. “민주의 취조는 겉으로는 인선을 향하고 있지만, 결국엔 나 자신을 구원하기 위함이다.” 진실과 구원이라는 키워드 앞에서 교차하는 두 친구처럼 배우 김민하와 최희서가 말하는 연기론도 한 지점으로 수렴하고 있었다. “마주하는 순간마다 본능에 충실하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순간을 직면하고 표출할 수 있었다”고 밝힌 김민하 배우의 소감에 “연기라는 지도에 목적지는 존재하지만, 하나의 길을 상정하기보단 무수히 많은 갈래의 길을 찾아 헤매고 있다”라고 배우 최희서는 화답했다. 진실을 추구하는 길 위에 두 배우의 진심이 교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