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킬러스>는 김종관·노덕·장항준·이명세 감독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소설 <살인자들>을 모티브 삼은 단편 옴니버스 영화다. 배우 심은경이 주·조연으로서 네 편의 단편에 전부 참여했으며 <더 킬러스>는 2018년 개봉한 <궁합> 이후 오랜만에 관객을 만나는 한국영화다. “내가 맡은 캐릭터들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없어 배우로서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아역배우 이후로 이렇게 연기라는 행위 자체를 순수하게 재밌다고 느낀 건 정말 오랜만이다.” 김종관 감독의 <변신>에 서는 매혹적인 비밀을 가진 바텐더 주은을 맡았다. “해보지 않은 역할이라 말 그대로 ‘변신’을 했다고 생각한다. 김종관 감독님이 주은에 관해 해석할 여지를 남겨주셔서 주은에 관해 여러 상상을 하며 채워넣었다. 레퍼런스 삼은 건 영화 <샤이닝>에 나오는 바텐더였다.” 노덕 감독의 <업자들>은 네 단편 중 가장 먼저 촬영한 작품이다. “킬러들의 인질인 소민은 딸이자 아이가 있는 기혼자이기에 풀어나갈 감정의 폭이 굉장히 넓었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욕심이 나서 이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한편 장항준 감독의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에서는 ‘잡지모델’로서 시대성이 드러난 포스터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초반에 짧게 비춰지기에 이후 그의 등장 시점이나 역할을 기대하게 만든다. <더 킬러스>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명세 감독의 <무성영화>의 경우, 시나리오를 읽은 뒤 회사 대표에게 이렇게 전했다. “‘제가 드디어 영화로 예술을 하는 것 같습니다. 감격스럽습니다.ʼ 이 이야기를 뉴욕아시야영화제에서 했을 때 관객들이 엄청 웃더라.(웃음)” 다만 시나리오가 익숙한 방식으로 흘러가지 않았기에 “‘<무성 영화>의 선샤인은 어떤 아이인가요?ʼ 라고 감독님께 질문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웨이터 선샤인의 몸짓, 말투, 분위기 등을 완성하기 위해 심은경은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 자크 타티 감독의 작품들을 참고했다.” 배우들의 동선과 움직임이 무척 중요해 수없이 리허설을 했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역할을 연구해야 하는지에 관한 개념이 많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한다. “손 클로즈업과 같은 특정 이미지가 영화 안에서 어떻게 비춰질지, 어떤 위치에 놓일지를 전체적으로 생각하면서 작업하는 게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더라. 그래서 디테일한 부분들을 끊임없이 고민했다. <더 킬러스>를 촬영하며 유레카!를 외치고 싶을 정도로 가장 크게 얻은 부분이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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