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씨네스코프] 처음으로 문을 연 세계, <대도시의 사랑법> 손태겸 감독 촬영 현장
2024-10-18
글 : 이자연
사진 : 최성열

2023년 12월19일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진행된 <대도시의 사랑법> 촬영은 손태겸 감독의 지휘 아래 이뤄졌다. 지금까지 대중매체에 문을 연 적 없던 클럽이 <대도시의 사랑법>을 처음으로 반긴 건 원형 이야기가 가진 섬세한 감성과 손태겸 감독의 적극적인 설득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지갯빛 에피소드를 그려내기 위해 메가폰을 든 손태겸 감독은 배우 남윤수, 이수경과 신중하고 아름다운 장면을 세공했다.

고영(남윤수)이 티아라의 <SEXY LOVE>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 “섹시 눈! 섹시 코! 섹시 입!” 후렴구 가사에서 많은 사람들의 흥겨운 떼창과 환호성이 이어졌다. 손태겸 감독은 남윤수 배우에게 “억지스럽지 않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노는 장면이 드러나면 좋겠다. 자신 안에서 우러나오는 즐거움이 드러나야 한다”고 디렉션을 주었다. 많은 인파를 대동한 촬영에 긴장한 손태겸 감독은 전날 2시간가량밖에 못 잤다고. “이전 예식장 장면에서 많은 단역과 함께했지만 그땐 비교적 정적이었다. 오늘은 통제가 어렵기도 하고 세부적으로 신경 쓸 게 많아서 계속 집중하려 한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신나게 임해주셔서 좋은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다.”

이태원 클럽 신을 앞둔 손태겸 감독은 이번 촬영 회차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클럽 특유의 흥겨운 풍경을 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 변화한 고영의 서사와 감정을 잘 드러내는 게 이번 촬영의 목표다. 상황에 따라 달라진 시간차, 심경 차를 섬세하게 보여주고 싶다.”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마이크로 디렉션을 전하는 손태겸 감독이 가장 많이 한 말은 “감사합니다”이다. “일을 혼자 하다보면 시야가 좁아질 때가 있다. 많은 사람의 힘을 빌려 작품을 완성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입장을 잘 생각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현장에서 꼭 말끝에 ‘감사합니다’를 붙이는 습관이 들었다.”

고영의 친구 미애(이수경)가 클럽에 입장한 장면. 고영의 비밀을 목도하게 될 미애에게 손태겸 감독이 디렉션을 전하고 있다. 손태겸 감독이 연출한 1~2화는 고영이 이전에 함께 일한 적 있는 남규(권혁)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친구 미애와 솔직한 마음을 나누는 내용을 다룬다.

클럽의 전경을 바라보며 분위기를 즐기는 미애. 미애는 클럽 밖에서 예상치 못한 장면을 보게 된다. <대도시의 사랑법>의 중요한 관계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막 클럽에 입성한 고영. 남윤수 배우가 카메라 동선에 맞춰 클럽에 들어선 설렘과 고양감을 드러내고 있다.

남윤수 배우는 물 흐르듯 촬영을 이어갔다. 편안한 미소, 흥겨운 몸짓은 진정 고영인 것 같았다. 손태겸 감독은 남윤수 배우가 천부적으로 촬영의 구도와 앵글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윤수 배우가 촬영 기술에 관심이 많고 이해도가 높다. 모니터를 하거나 현장에서 디렉션을 전하면 그것을 빠르고 정확하게 캐치해낸다. 그런 부분에서 연출자로서 많은 도움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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