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내적 트라우마를 신체 훼손으로 무마하려는 오판, <스마일2>
2024-10-23
글 : 최현수 (객원기자)

팝스타 스카이(나오미 스콧)는 긴 공백기를 딛고 대대적인 월드 투어를 준비 중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던 스카이가 친구 루이스(루카스 게이지)의 자살 현장을 우연히 목격한 뒤 그녀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괴기한 미소를 짓는 환영과 의문스러운 목소리가 계속 스카이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흥행에 성공한 <스마일>이 2년 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왔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파커 핀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잔혹한 죽음을 목격하면 저주가 전염된다는 ‘스마일 엔티티’의 기본 설정은 여전하다. 다만 주인공의 직업이 정신과의사에서 가수로 바뀌면서 불가항력적인 현상에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내적 트라우마의 공포를 집요하게 탐구했던 1편과 달리 <스마일2>는 고어한 묘사에 집중한다. 정신적 외상을 신체적 외상으로 바꿔 시리즈의 수명을 연장하려는 선택이 기존 팬들에겐 낯설게 다가올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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