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소녀 홍연이도 아니다, 순진한 처녀 원주도 아니다. 눈물보다는 주먹으로 마초들을 다스리는 그의 이름은 ‘다찌마와 전’? 전도연이 류승완 감독의 여성액션물 <피도 눈물도 없이>의 출연을 결정했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후 <해피엔드> 홍보차 홍콩을 방문한것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전도연. 뭘할까, 했더니 자신에게 온 시나리오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읽으며 차기작을 준비중이었다고.
그가 최종적으로 결정한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다찌마와 Lee>로 재기발랄한 스타일을 선보인 류승완 감독의 신작. 투견장을 배경으로 20대와 40대 여자 두명이 거친 남자들의 범죄세계에 뛰어들어 고난을 헤쳐가는 이야기를 “액션과 유머와 서스펜스”가 있는 류승완식 어법으로 전할 예정. 전도연은 투견장 조직 보스의 여자로, 이름보다는 ‘선글라스’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실제로 선글라스를 쓰고 나오기도 하지만, ‘선글라스’는 여리고 감성적인 속내를 어두운 안경 안에 감추고 시종일관 강한 모습만을 보여주려는 전도연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소품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되는 두명의 여자, 그들은 여자로서의 행복이 거세된 사람들이며 서로에게 거울이 되는 인물이다.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적에 맞서 악에 받친 행동을 하고 눈물 흘리며 대드는 그런 요소들이 좋다”고 말하는 류승완 감독은 친절하게 <재키 브라운> <바운드> <델마와 루이스> <저수지의 개들> 등의 영화를 예로 들었다. 여기에 류승완 감독의 독특한 스타일이 더해진다고 생각하면 <피도…>의 대략적인 윤곽은 잡힐듯. 전도연의 파트너가 될 ‘40대 여자’가 확정되는 대로 액션연습 및 체력단련에 들어갈 예정이고 6월 중순쯤 촬영에 들어가 12월이 되면 전도연의 ‘피도 눈물도 없는’ 액션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