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씨의 <실미도>의 출연은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을 찍을 당시부터 일찌감치 결정된 것이었다. 이 작품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은 두 사람은 “다음 작품도 무조선 함께 간다”고 입을 맞췄다. 4월 께부터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는 이 영화에서 설씨가 맡게 된 역할은 조직폭력배 행동대장 출신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실미도 특수부대에 차출된 이정진역이다. 수중촬영과 특전사 훈련를 방불케 하는 강도높은 액션연기를 하기 위해 설씨는 요즘 보라매 공원에서 트레이닝을 하며 몸만들기에 여념없다.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라 개인적으로는 다른 작품보다 훨씬 많은 부담이 든다”고 한다. “찍으면서 몸도, 마음도 힘들것같다”며 촬영을 앞둔 설씨는 편치 않은 마음가짐을 고백했다.
“남자배우라면 한번 해보고 싶은 영화일 것”이라는 강우석 감독말처럼 지금까지 이름값 비싼 스타배우 여럿이 <실미도>에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설경구와 함께 줄거리를 이끌어갈 교관역에 행운의 낙점을 받은 건 정진영씨다. 그가 연기할 교관은 처음에는 극악한 악역처럼 보이다가 부대 해산(전원사살)명령을 받고 충격을 받아 마음이 움직이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감독에 의하면 “관객들 마음 속의 분노를 이끌어낼 인물”이 될 것이다. 형사물 <와일드 카드>의 촬영이 한창 중인인 정씨는 최근 와일드 카드팀의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난 강우석 감독으로부터 출연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전혀 예상치 못한 자리에서 뜻밖에 받은 출연제안이라 놀라웠지만 매우 기쁘다”고. 아직 시나리오도 못받은 데다 <와일드 카드>촬영에 다른 신경을 쓸 틈이 없지만 “강감독이 시작하기 전부터 여러 사람들이 영화를 준비할 만큼 매력적인 이야기라 긴장되는 만큼 기대도 크다”고 한다. 정씨는 <와일드 카드>촬영이 끝나는 2월 중순부터 <실미도>팀에 합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