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태극기..>의 강제규 감독 인터뷰
2003-02-06

강제규 감독이 초대형 프로젝트 <태극기 휘날리며>(제작 강제규 필름)로 <쉬리>이후 4년만에 메가폰을 잡는다. 데뷔작 <은행나무 침대>로 팬터지 멜로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 후 <쉬리>로 전국 597만 명을 동원하는 대박을 터트리며 한국영화의 블록버스터화를 본격적으로 이끈 바 있는 그는 세 번째 연출작인 이 영화를 통해 “유럽이나 남미, 중국, 할리우드 등의 본류 시장을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선례를 낳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6.25 전쟁을 배경으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두 형제의 운명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강감독의 복귀작이라는 것 외에도 130억 규모의 제작비, 장동건, 원빈, 이은주 등의 화려한 캐스팅과 홍경표 촬영감독, 정두홍 무술감독 등 최고의 스태프들의 참여 등으로 제작이 발표되기 전부터 화제를 낳고 있다.

<쉬리> 이후 자신이 경영을 맡았던 강제규 필름의 운영에만 전념하던 강제규 감독은 재작년 9월 차기작 제작을 위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작품 구상에만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극기…>는 오는 10일 크랭크인해 내년 초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후 강 감독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거대 제작비 영화 몇 편이 흥행에 실패한 후 다시 제작되는 블록버스터 영화다. 큰 제작비가 들어가는 영화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많은데.

=<성냥팔이 소녀>는 제작 진행 중에 제작비가 늘어난 것으로 안다. <태극기…>의 경우 촬영에 앞서 제작비를 철저하게 계산했고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처음 산출한 제작비가 157억 원 정도였지만 27억 원 정도 줄인 것이다. 화면의 색감이나 효과를 살리기 위해서 제작비 규모는 클 수밖에 없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영화라고 들었다.

=겨냥한 것이 아니고 거기에서 출발한다. 세계시장 진출은 영화를 시작할 때부터 실현시키고 싶던 꿈이었다. <쉬리>를 가지고 세계를 돌아다녀 보니 어떤 점이 부족한지 알 것 같더라. 중국이나 미국 등 해외시장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극기…>가 비주얼이나 내러티브나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확신한다.

-<태극기…>가 할리우드의 전쟁영화들과 차별되는 장점은 무엇인가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차이다. 같은 전쟁이라는 소재를 놓고도 다양한 이야기 구조가 나올 수 있다. 재미, 감동, 로맨스, 형제애, 가족애 등 어떤 이야기이든지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흥행의 파이다.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쟁 자체가 경쟁력은 아니다. 전쟁이라는 상황은 존재하지만 인물과 드라마로 승부하겠다. 같은 전쟁영화인데 왜 이 영화는 이렇게 격정적으로 다가오는가 하는 생각을 갖게끔 만들겠다.

-제목에 반공 이데올로기가 숨어있는 것 같다.

=국방홍보영화 같다는 느낌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반공이데올로기에 대해 콤플렉스가 있다는 것이 당혹스럽다. 영화를 통해 시대의 이념에 개인의 가치가 무시되는 상황을 보여주고 싶다. 제목은 이에 대한 반어법이다.

-130억의 제작비는 어떤 방법으로 조달할 계획인가.

=프리프로덕션까지 소요된 40% 가량의 제작비는 벤처플러스와 일신창투를 통해 조달했고 30%의 제작비를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받을 예정이다. 이 부분은 조만간 계약이 성사될 것이다. 나머지 30%는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많아서 2월말까지 전체 제작비가 세팅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해외 엔지니어들을 작업에 참여시킬 생각인가.

=우리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본다. 한국의 기술자들에게 전적으로 맡길 생각이지만 세계적으로 알려진 기술자 중 몇 명이 시나리오를 보고 참여하고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촬영장소가 합천, 경주, 인제, 양구, 순천, 아산, 전주 등 많은 편이다. 장소헌팅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나.

=1년 정도 걸린 것 같다. 당시 산들은 대부분 민둥산이었다. 배경에 맞는 촬영장을 찾아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을 돌아다녔다. 산불이 났다는 지역을 1차 타깃으로 삼았지만 원하는 장소를 찾기가 힘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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