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사랑을 쓰다가,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 안젤리나 졸리의 왼팔에 쓰여진 ‘bIlly Bob’ 문신이 사라졌다. 펜도 모자라 땀구멍마다 문신으로 촘촘히 박아넣으며 빌리 밥 손튼과의 애정을 과시했던 안젤리나 졸리. 그러나 안젤리나는 지난해 자신이 입양한 캄보디아 아기 매독스를 둘러싸고 손튼과 불화를 겪다가 결국 이혼에 이르렀다.
영국 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 주최로 지난 2월23일 런던에서 열린 영국아카데미시상식에 나타난 안젤리나 졸리는 콜렛 디니건의 엘레강스한 올리브그린색의 소매없는 실크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그녀의 왼쪽 팔뚝은 이미 엷은색의 밴드를 붙여 ‘빌리 밥’ 문신을 지운 채였다. 물론 시상식보다 훨씬 일찍 도착해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팬들에게 인사하는 그녀의 표정은 편안해 보였지만 몇 시간 전 지난 사랑의 기억 위에 밴드를 붙이는 마음은 편치 않았을 것.
이 부부는 2000년 4월 결혼식 당시 애정의 증표로 각자의 피를 병에 담아 교환했는데 이혼 뒤 안젤리나는 이를 돌려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사랑은 변하지만 상처는 오래 남는 법이다. 문득, ‘포에버 위노나’를 그려 넣었던 조니 뎁의 팔뚝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