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살인의 추억> 흥행 추억 남기나
2003-05-02

지난주 금요일(25일) 개봉한 <살인의 추억>이 29일까지 5일간 전국 관객 60만명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최근 <지구를 지켜라> <질투는 나의 힘> 등 비평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영화들이 잇달아 흥행의 부진을 보였던 데에 반해 <살인의 추억>은 비평과 흥행이 행복하게 만나는 모처럼만의 영화이다. 탄탄한 연출과 송강호의 맛깔스런 연기가, 화성 연쇄 살인사건이라는 소재의 무거움을 상쇄시키면서 관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지난주말 흥행 2위는 장나라의 개인기가 돋보이는 <오! 해피데이>, 3위는 차승원의 코미디 연기가 빛나는 <선생 김봉두>가 차지했지만 토, 일 요일 이틀 관객이 4만명에 못 미쳤다(CJ엔터테인먼트 집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저패니메이션의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노노케 히메>는 4위에 그쳤다. 반 부시 선동가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볼링 포 콜럼바인>은 서울 두 극장에서만 개봉한 탓에 박스오피스 스코어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관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노동절인 5월1일부터 시작하는 셈인, 이번 주말의 예매 순위에서도 <살인의 추억>이 48%를 차지하며 1위를 지키고 있다(맥스무비 집계). 새로 개봉하는 영화 가운데 <엑스맨 2>가 30%로 예매 순위 2위에 올랐고, <나비>가 3위이지만 4.5%로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엑스맨 2>는 스토리나 액션 연출 모두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가운데서도 돋보이는 수작인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개봉작 가운데 예매 성적은 미미하지만 구도(求道)를 대중적으로 쉽게 풀어낸 보기 드문 미덕을 지닌 한국 애니메이션 <오세암>도 기대작이다. 임범 is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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