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배경, 주인공은 조승우, 김민선
임권택 감독이 2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온다. 이르면 8월 말이면 촬영에 들어갈 임권택 감독의 신작 제목은 <하류인생>. 1960년대 어떤 도시를 배경으로 한 남자의 거친 삶을 연대기적으로 따라가는 영화다. 제작사인 태흥영화는 ‘한 사나이의 욕망과 좌절, 사랑과 희망을 그린 내용이며, 주인공을 통하여 굴곡된 우리의 현대사를 재조명한다’고 전한다. 제목 ‘하류인생’은 사회의 밑바닥에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는 데서 나왔다.
<하류인생>에서 남자주인공 최태웅 역은 조승우(사진)가, 여자주인공 혜옥 역은 김민선이 맡게 된다. 임 감독의 <춘향뎐>을 통해 데뷔한 조승우는 일찌감치 주연을 통보받고 액션훈련 등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민선은 그녀의 인상이 어울린다고 판단한 임 감독이 TV드라마 등을 통해 연기력과 외모를 재확인한 뒤 확정지었다고 한다.
<하류인생>은 시나리오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실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이야기는 1959년 최태웅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친구 누나인 혜옥을 짝사랑하는 그는 고교를 나온 뒤 건달세계에 들어간다. 이 험악한 곳에서 그는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교사인 혜옥과는 사랑하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훗날 건설사업을 하게 된 그는 큰돈을 벌지만 일순간 몰락하기도 한다. 영화사 관계자는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체현하고 있는 인물 최태웅의 삶을 통해 지난 시대를 되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또 “이 인물은 임 감독 자신과 이태원 태흥영화 대표, 정일성 촬영감독의 초상을 어느 정도씩 함축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한다.
영화의 상당 부분이 태웅의 건달 시절로 채워질 전망이라 액션장면 또한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 <장군의 아들> 이후 오랜만에 임 감독의 호쾌한 액션신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의 촬영은 부천 <야인시대> 세트장에서 이뤄지게 되며, 현재 기초공사에 돌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