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가이드]
[한국영화걸작선] 죄짓고 살지 마라, <장화홍련전>
2003-07-30
글 : 이승훈 ( PD)

EBS 8월3일(일) 밤 11시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의 원전인 <장화홍련전>은 장화와 홍련이 재산에 눈이 먼 계모 허씨와 이복동생 장쇠가 갖가지 누명과 소동을 동원해 두 자매를 죽이고, 혼귀가 된 그들이 아버지 배좌수와 고을 현감에게 억울함을 호소하여 결국 원수를 갚고 편안히 저승길을 떠난다는 우리 고전 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한국 영화사에서 이 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은 김지운 감독의 현대판을 포함한다면 여섯 작품이 된다. 기록에 의하면 1924년 김영한 감독의 무성영화가 시초이고, 홍개명(1936), 정창화(1956, 1962) 감독 등이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적 공포영화를 얘기할 때 <장화홍련전>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주로 괴기, 공포영화를 연출했던 이유섭 감독의 1972년작 <장화홍련전>은 공포, 괴기영화의 요소인 흰 소복을 입은 자매 귀신의 등장이나 기괴한 사운드 정도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돈 때문에 나쁜 짓 하면 반드시 귀신이 응징한다는 권선징악의 메시지가 강한 가족드라마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야기와 배우의 연기에 의존하고 있는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극전개가 너무 느리다. 장화와 홍련 귀신은 거의 중반부를 넘어야 나오기 때문에 서늘한 공포영화를 기대하는 분들에겐 다소 따분할 수도 있다. 차라리 이영옥의 18살 앳된 모습을 보는 것이 더 기대할 만하다. 이승훈/ PD agonglee@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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