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바람난 아내로 뜨거운 한철을 보낸 문소리가 이발사의 아내로 변신한다. 그녀의 새 남편은 <효자동 이발사>(제작 청어람, 감독 임찬상)의 송강호. 9월 초 크랭크인할 <효자동 이발사>는 평범한 이발사가 대통령의 개인이발사로 운명이 반전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그리는 웃음과 역설의 영화다. 문소리는 이발사 보조로 취직했다가 한모와 결혼하는 순진하고 예쁜 여인 경자 역을 맡았다.
파트너인 송강호는 “탄탄한 연기력에 소탈한 성격이 경자 역에 적격”이라며 문소리를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소리는 “평소 18세 이하도 관람할 수 있는 따뜻하고 재미있는 영화에 출연하고 싶었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효자동 이발사>를 문소리와 송강호의 첫 번째 공연작으로 기록하는 것은 섣부른 일. 두 배우는 8월28일 제17회 십만원비디오페스티발에서 공개된 김지운 감독의 8분짜리 디지털비디오 <사랑의 힘>에 나란히 얼굴을 비쳤다.
<사랑의 힘>은 휠체어를 탄 문소리가 애인을 만나러 서울로 가다가 외나무다리에서 물에 빠지지만, 강을 따라 한강 둔치까지 헤엄치는 사이 다리가 말끔히 낫는다는 내용의 코미디. 사랑이 지닌 기적적인 치유력을 예찬하는- 그리고 어찌보면 <오아시스>의 패러디처럼 보이는- <사랑의 힘>에서 송강호는 때마침 다리 위를 지나가다 교각에 매달려 있는 문소리의 손을 밟아서 물에 빠뜨리는 시각장애자로 잠깐 등장해 짧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랑의 힘>의 테마음악은 브렌다 리가 부른 <I’m Sorry>. 김지운 감독은 엔딩 크레딧에서 이 노래의 제목을 ‘나는 문소리다’라고 해석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