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충무로는 통화중] 이재용 감독의 탄식
2003-09-29
글 : 이성욱 (<팝툰> 편집장)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개봉을 앞두고 이재용 감독이 뜻하지 않게 연거푸 탄식을 흘렸다. 각종 시사회장을 바삐 쫓아다니던 이 감독이 극장마다 들쭉날쭉하는 영사상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 최초 시사회를 가졌던 C극장은 화면이 너무 밝더니 두 번째 시사회가 열린 S극장에선 지나치게 어둡고 포커스의 일부가 어긋나기까지 했다. 음향은 양쪽 다 어그러져 나왔다. 세 번째 열린 C극장에서 비로소 화질과 사운드가 만족스러웠고, 또 다른 C극장에선 앞선 문제점이 되풀이됐다. 모두 같은 필름이었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이 감독은 최근 영화진흥위원회가 추진 중인 극장 상영시설에 KS마크를 부여하는 사업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극장의 기술표준화가 이뤄지지 않고는 촬영은 물론 후반작업을 아무리 공들여 해도 쓸모없게 된다.” 그의 처지에선 속타는 게 당연하다. 이 감독은 필름의 선명도와 색감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2.33:1의 슈퍼 35mm를 포기하고 1.85:1의 비스타비전을 택했고, 디지털 색보정을 가하자는 ‘유혹’도 뿌리쳤다.

이 감독의 탄식이 분노로 바뀌기도 했다. 9월23일 열린 기자 및 배급 시사에서 엔딩 크레딧이 오르기 시작하자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 감독은 “영화 아직 안 끝났어요”라고 외쳐야 했다. 이 감독은 “만드는 사람들은 관객을 위해 열심히 만드는 거고, 보는 사람도 되도록 자막까지 다 봐주는 게 예우가 아닐까” 한다며 “그래서 끝까지 지켜봐주는 관객을 위해 맨 마지막에 선물 같은 의미의 장면을 넣어두었다”고 했다. 그 장면을 보면 단순한 선물이라기보다 영화의 마침표를 찍는 듯한 의미심장한 이미지라는 걸 알 수 있다. 이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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