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미국, 유럽의 영화들 자국시장 밖에서 큰 인기 끌지 못해
2003-12-15
글 : 박은영
국제시장, 미션 임파서블?

영화가 국경을 초월한 예술? 아직은 먼 얘기다. 영국 도도나 리서치에서 2002년 한해 동안 유럽 11개국과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 1300편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 미국영화는 유럽에서, 유럽영화는 미국에서 홀대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리포트의 결론은 결국 “국제시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극장가와 관객의 보수성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지난해 미국에서 개봉된 유럽영화는 미국 전체 박스오피스의 1.6%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유니프랑스나 브리티시카운실 등 유럽영화 홍보기관의 영향력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럽 내에서도 다른 나라의 영화를 접할 기회와 호응도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이유는 배급구조가 취약하다는 것. 17편을 제작 개봉한 체코는 단 한편의 영화도 수출하지 못했고, 이탈리아영화는 자국 내 수익의 1/20가량만을 해외에서 거둬들였다. 유럽 11개국에서 개봉된 유럽영화 600편 중 5개국 이상에서 개봉된 영화는 22편에 불과했다. 국적과 무관하게 유럽 내에서 고른 지지를 얻은 예외적인 작품은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사진)와 폴란스키의 <피아니스트> 정도.

할리우드영화들도 유럽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손에 꼽히는 할리우드 흥행작인 <스파이더 맨> <싸인> <로드 투 퍼디션> 등도 유럽 11개국 수익이 북미 수익의 1/2에서 1/5에 달하는 수준. 스튜디오별로 어필하는 나라도 다 다르다. 워너는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디즈니는 프랑스와 스웨덴에서, 파라마운트는 벨기에와 스페인에서, 유니버설은 이탈리아와 체코에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세계 동시 개봉의 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이 보고서는 전했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