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실미도> 최단기간 전국관객 200만 돌파, 최다 예매량 등 신기록
2004-01-05
글 :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실화의 충격은 역시 강했다

<실미도>가 개봉 7일 만인 2003년 12월30일 전국관객 20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영화로는 최단기간 200만 돌파기록이며 개봉 9일째인 1월1일까지는 서울 80만, 전국 268만명을 기록했다. 지금 추세라면 개봉 11일째인 1월3일 전국 300만 돌파가 기정사실로 보인다. <실미도>는 1월1일 전국관객 38만명을 동원, 지난해 12월25일 기록인 37만3천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개봉 2주차를 맞아서도 관객 수가 줄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가 ‘<친구>의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 전국관객 830만명 돌파’라는 목표를 공공연히 말하는 근거인 셈이다.

<실미도>는 이미 한국영화 최다 예매량(맥스무비 기준 6만9천장), 개봉 첫날 최대 흥행(전국 30만1천명), 개봉 첫주 최대 흥행(전국 159만명)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국 300개 이상 스크린을 확보하면서 한국영화 스크린 수 최대 기록을 세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도 있지만 지금의 상승세를 단순히 스크린 수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각종 영화사이트에 올라온 관객 반응은 찬반이 엇갈리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많다. “웰메이드영화가 아니다”, “사건만 있고 인물은 없다”, “감정을 강요하는 영화다” 등이 비판적인 의견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실화의 충격과 비극성이 영화적 단점을 무색하게 하는 상황이다.

시네마서비스가 <실미도>의 장기흥행을 낙관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설연휴을 앞둔 1월16일까지는 경쟁작이 별로 없다는 점. 지금까지 <반지의 제왕3: 왕의 귀환>과 우열을 가리기 힘든 흥행전을 치렀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한국영화가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관객층이 폭넓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청소년부터 중장년까지 <실미도>가 호소력을 발휘하는 관객층은 외화를 주로 소비하는 층보다 범위가 넓다. 시네마서비스는 <말죽거리 잔혹사> <내 사랑 싸가지> <빙우> 등 한국영화 3편이 새로 개봉하는 1월16일에도 <실미도>의 스크린 수를 지금처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로 스크린을 확보해야 하는 신작영화의 배급사들에겐 힘겨운 싸움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실미도>의 승승장구에 묻힌 감이 있지만 <반지의 제왕 3: 왕의 귀환>도 여전히 위력적이다. 이 영화는 1월1일까지 전국 420만명을 돌파, <반지의 제왕> 삼부작 가운데 최고의 흥행성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개봉 3주차를 맞는 지난 주말에도 서울관객 17만6500명을 동원, <실미도>에 크게 뒤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 밖에 <올드보이>는 전국 315만명을 기록, 배급사의 목표인 전국 350만명을 돌파하긴 어려울 것 같다. <반지의 제왕3: 왕의 귀환>과 <실미도>의 틈바구니에서 스크린 수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점이 가장 큰 이유였던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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