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실미도>의 두 주인공 안성기, 설경구가 12일 밤 11시 5분 방송되는 MBC `도올특강-우리는 누구인가'에 출연한다. 김용옥 중앙대 석좌교수는 "<실미도>가 근래에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라며 두 배우를 녹화장인 MBC 스튜디오로 7일 오후 초청했다. 강의를 시작하자마자 김 교수는 두 배우를 강단으로 불러 청중과 시청자에게 소개했다.
김 교수는 "실미도에 실존했던 684부대처럼 우리 현대사에 있었던 엄연한 사실이지만 정치적으로 감춰진 민감한 소재를 영화같은 대중적인 장르로 재조명하게 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안성기는 "소재도 무겁고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지만 영화의 의미와 매력에 대해 관객들이 좋게 봐 주시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김 교수는 "약간은 투박하고 거친 <실미도>와 같은 류의 한국영화가 우리영화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개방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한국대중문화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가 영화 초반에 나온 선박폭파 장면이 컴퓨터 그래픽없이 직접 찍은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하자 설경구는 촬영 당시의 위험했던 순간을 소개했다. 그는 "감독님이 사인을 지시하기 전에 배가 폭파돼서 아찔한 순간이 연출됐지만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은 20여분 간 무대에서 영화 촬영 당시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김 교수와 이야기한 뒤 무대 바로 앞자리에 앉아 강의를 끝까지 경청했다. 이 내용은 방송에서 10여분 가량으로 편집돼 시청자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이후 김 교수는 삼봉 정도전의 건국 철학을 바탕으로 고려말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는 격변의 역사와 그 속에 우리의 훌륭한 사상가를 소개하면서 `지금 우리 나라의 정치인들을 모두 귀향 보내자'는 말로 이날 강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