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관객 천만시대, 다양한 영화가 목말라
2004-02-24
글 : 고일권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두편으로 갑자기 찾아온 관객 천만시대. 불현듯 다가온 이 현상에 대해 영화계는 나름의 분석을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씨네21에서는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cine21.co.kr)에서 '1천만 관객시대, 당신의 바람은?'이라는 주제로 폴을 열어 일반 영화팬들은 관객천만시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천만시대 한국영화계에 제일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이번 폴은 2월 17일부터 2월 24일까지 진행되었으며 총 542명이 참가했다.

가장 호응이 많았던 항목은 52%가 응답한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었으면'이었다.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관객 천만시대가 가져올 대작영화 붐과 스크린 독점, 그로인한 작은 영화들의 외면을 우려했다. lemonjel님은 '하이퍼텍 나다 같은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고 ivylove7님도 '예술영화를 위한 극장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skokuma님은 '천만시대가 와서 가장 위험한 것은 대작 말고 작은 영화를 보기 어려워진 것'이라고 동의하면서도 '다양한 영화를 열심히 상영해도 결국은 돈 주고 보러 가지 않는 관객의 이중성에도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좋은 감독이나 배우가 많아졌으면'은 22%의 호응으로 두번째를 차지했다. down-x님은 '지금도 좋은 감독, 좋은 배우들이 있지만, 다양한 영화가 나오려면 개성이 남다른 감독과 배우들이 많았으면 한다'고 했고 kiae1120님은 '한해에 겹치기 출현을 하는 연기자들이 많'은 배우 기근 현상을 염려했다.

그 다음으로는 '한국영화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했으면'이 뒤를 이었다. 15%가 호응했고 '조금만 투자를 더해서 해외에 수출하는 일이 더 잦았으면 좋겠다'(stalker11)', 우리 영화도 다른 나라에 보여줄때가 되었다'(namunara99)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극장시설이 더 좋아졌으면'은 10%에 그쳐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현재 극장 시설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멀티플렉스들의 공격적인 거점확보와 마케팅이 집근처 관객들을 끌어들였고, 또 멀티플렉스가 최신위락시설을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시설 자체에 큰 불만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 영화가 다 점령해버리는데 멀티플렉스에 스크린수가 많으면 무엇하냐'(hyeam), '1편으로 1000만을 모으기 보다는 10편으로 100만 관객을 불러오는게 더 좋다'(only2470) 등의 의견도 많아 멀티플렉스의 한 영화에 대한 스크린 독점을 여전히 경계했다.

관객 천만시대, 네티즌들이 다양한 영화의 볼권리를 강조한 사실에서 볼때 어떤식으로든 '작은' 영화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것은 경제논리보다는 정책적인 차원에서의 접근이 바람직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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