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15세 관람가’ 판정, 사전 예매 두각
2004-03-29
글 : 김수경
예수 믿습니까?

4월2일 개봉하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대해 영상물등급위원회가 ‘15세 관람가’ 등급을 줘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예수에 대한 로마 군인의 하드코어물에 가까운 잔인한 고문장면과 영화 후반부 내내 자행되는 폭력과 예수의 참상 때문에 R등급으로 분류되었다. R(Restricted)등급은 만 17세 이하의 경우 부모동반을 요구하는 등급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보통 영화 같으면 18세 이상 관람가가 나왔겠지만, 이 영화는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및 수난은 이미 모두가 성경을 통해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며 영화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내용이므로 15세 이상 청소년까지도 볼 수 있도록 무삭제로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내렸다”고 등급 분류의 근거를 밝혔다.

‘기독교 국가’ 미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R등급 영화 중 역대 최고의 극장 수익을 올렸으며 역대 전체 흥행 순위에서 현재 18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흥행세가 아시아 국가 중에서 기독교 신자의 수가 높은 편에 속하는 한국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서울 70여개, 전국 180여개 스크린을 통해 개봉될 예정인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사전 예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예매 시작 뒤 1주일 동안의 사전 예매율이 <반지의 제왕>의 수치를 넘어섰다. 사전 예매에서 주목할 만한 사항은 1인당 평균 예매량이 3.2매라는 부분이다. 일반적인 작품의 평균적인 1인당 예매량은 2.1매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겪는 12시간의 수난’을 다루는 영화의 종교적 성향을 반영하는 집단적 예매 경향이라고도 볼 수 있다. 수입·배급사인 폭스코리아는 “일부 교회가 ‘극장 한관을 전부 대관하여 관람하겠다’고 의사를 밝혀오는 등 단체 관람에 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단일극장에서 1천장을 웃도는 사전 예매 사례가 전체 개봉관의 3분의 1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심상치 않은 반응이다.

한편,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제작에 참여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프랑스 배급사이자 극장체인인 MK2는 자신의 상영관 체인에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상영하지 않을 것을 천명했다. MK2는 이 영화가 “파시즘을 선전하는 성격”을 담고 있으므로 상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브라질에서는 한 목사가 이 영화를 관람하던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졌으며, 미국에서는 한 커플이 종교적 격론을 벌이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아직도 격론의 중심에 있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대해 한국 관객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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