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휘날리며>를 한번 더 보시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분들을 위해 관람료를 반으로 내리겠습니다. 이젠 저희가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할 차례입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관람료 할인이 뜻밖의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전국 120여개 극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관람료 할인 이벤트 덕에 일반 관객은 3천원(주말 4천원)만 내면 <태극기 휘날리며>를 볼 수 있다. 4월30일까지 계속되는 관람료 할인에 대해 배급사인 쇼박스는 ‘관객 수 1천만명 돌파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영화를 보지 못했거나 영화를 한번 더 보고 싶은 관객에게 이같은 소식은 나쁘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곱지 않은 시선도 만만찮다. ‘관객을 위한 서비스’라는 쇼박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대기록 작성을 위한 덤핑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너희도 그렇게 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나오면 할말은 없다. 그렇지만 이벤트를 3주 동안 진행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개봉을 앞둔 영화를 극장가에 풀어야 하는 제작사나 배급사의 경우 하소연은 더욱 크다. <태극기 휘날리며>가 관람료를 대폭 할인하는 방식으로 스크린을 붙들어 매두고 있어 상영관 확보가 용의하지 않다는 것이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개봉한 지 두달이 되었지만 4월9일 현재 전국 150개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다.
부율문제 또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제작사인 강제규필름과 쇼박스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벌어들인 상영수익 중 대부분을 포기한다. 한국영화의 경우 상영수익이 발생하면 극장과 제작·배급사가 5 대 5(외화는 6 대 4)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엔 상영수익 분배비율이 9 대 1이다. 반값에 좌석을 내주지만, 극장쪽에서는 별로 손해볼 것이 없는 장사다. 한 영화인은 “프로모션 등의 방식을 통해서도 관객에게 감사를 표시할 수 있는데 굳이 부율까지 조정해서 이벤트를 벌인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