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의 개들>과 <펄프 픽션>이 풍성한 서플먼트들을 추가한 멋진 패키지로 재발매됐기 때문에, <킬 빌>의 DVD에도 당연히 백과사전 수준의 서플먼트가 수록될 것이 기대되었다. 하지만 DVD 발매일 3일 뒤에 개봉되는 2편의 마무리 작업에 쫓긴 탓인지 DVD에는 수록될 것으로 예상됐던 타란티노가 오마주를 바친 원작들의 명장면 모음은 찾아볼 수가 없고, 그나마 수록된 서플먼트들도 기본적인 수준에 그쳤다.
그런데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이번주에 미국과 일본, 우리나라에서 나란히 발매된 DVD들이 각기 다른 서플먼트들을 싣고 있다는 사실이다.
4월13일에 발매된 미국판에는 22분 분량의 제작 다큐멘터리와 ‘5, 6, 7, 8’s’의 뮤직비디오, 타란티노의 전작들과 이번 작품의 트레일러 6편만이 수록되어 있다.
미국판 서플먼트가 너무 적다고 생각한 스펙트럼사는 미국판 서플먼트들에 더해 (타란티노의 전작 예고편들은 빠졌다) 청엽정 결투장면의 촬영현장을 보여주는 2개의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에서 따온 영상을 편집해 만든 인터뷰 모음, 본편을 편집한 5개의 하이라이트 장면들, 포토 갤러리 등을 자체적으로 제작해(그래서 히스 노이즈가 약간 깔려 있다) 추가해놓았다.
가장 서플먼트가 풍부한 것은 유일한 올 컬러 버전인 일본판인데, 극중 애니메이션 부분을 일본의 I.G사가 맡아 제작한 덕분에 애니메이션 제작 다큐멘터리, 그림 콘티와 최종 완성장면 비교를 독점적으로 싣고 있고, 격투장면 프리뷰, 스탭과 배우 프로필, 포토 갤러리 등도 수록하였다. 한정판 기획에 탁월한 일본답게 4월16일에 3만장 한정으로 발매되는 프리미엄 박스 세트에는 우마 서먼의 일본도의 1/10 미니어처, 그녀가 오키나와에서 입었던 티셔츠, 피묻은 노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곰인형 등 이색적인 아이템들이 함께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