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김민선, “남자는 순수함 하나면 OK”
2004-05-07

"인형처럼 예쁘지는 않지만 개성이 있는게 대단히 매력적인 배우다."

임권택 감독의 칭찬 그대로 김민선은 영화 <하류인생>(제작 태흥영화)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내뿜고 있다. 1950~70년대 탁류의 시대를 살아가는 건달 이야기인 이 영화에서 김민선이 맡은 역은 엄마처럼 혹은 누나처럼 주인공 태웅을 지켜주는 혜옥. 장래성을 찾아보기 힘든 건달이며 동생의 친구인데다 정치인 아버지의 반대까지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태웅을 선택한 이유는 순수함 때문이다.

"남자는 순수함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겉모습이 건달이라고 해도…. 그런 면에서 혜옥 역에 접근하기가 쉬웠던 것 같아요."

이미 알려진 대로 그녀는 지난해 9월 영화의 크랭크인을 3일 앞두고 어머니를 잃는 슬픔을 겪었다. 슬픔을 잠시 접어둔 채 영화에 빠져들었지만 촬영중 눈물을 감추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아이 낳는 장면도 그 중 하나. 10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촬영 이후 그녀는 성대를 다쳐 한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다. 김민선은 "어머니의 도움이 컸다"며 말을 시작했다.

"어머니가 저를 낳을 때 어땠을까 생각해보니 마음이 간절해져서 눈물이 많이 나더군요.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아요. 연기가 아니라 푹 빠져서 촬영했어요. 그냥 어머니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극중 '연상녀 연하남' 부부로 호흡을 맞춘 조승우는 실제로도 그녀보다 한 살이 어리다고. 조승우에 대해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장점을 지녔다"며 "편안함을 느꼈기 때문에 호흡도 잘 맞았다"고 말했다.

한편, 극중 베드신에 대해서는 "겁을 많이 먹었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어렵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폭력적 정사신'이라는 말만 듣고 촬영에 들어갔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일지, 얼마 만큼 노출을 해야 하는지 겁을 많이 먹었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쉽게 끝났어요. 오히려 무거운 카메라를 직접 들고 긴 시간 촬영을 하신 정일성 카메라감독님이 힘드셨죠."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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