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류인생>서 건달 태웅 역 맡아
<클래식>의 조승우가 21일 개봉하는 영화 <하류인생>(감독 임권택, 제작 태흥영화)에서 눈에 잔뜩 힘을 줬다. 그가 연기하는 태웅은 탁했던 1950~70년대를 숨가쁘게 살아가는 건달. <후아유>나 , <클래식> 같은 전작들과는 꽤나 다른 느낌의 인물이다. 액션 연기에 도전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
6일 오후 종로의 한 극장에서 만난 그는 "깡패영화이기는 하지만 깡패수업을 받을 수는 없잖아요"라고 말문을 연 뒤 "대신 독기를 띠려고 노력했어요"라고 설명했다.
"가만히 있어도 살기가 흘러야 한다는 감독님의 주문을 받았어요. 눈에서, 몸에서 독기(毒氣)같은 게 흘러나오는…. 인상만 쓰고 겉모습만 건달 같기보다는 독기를 띠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영화 출연 이전에는 태권도도 배워본 적 없을 정도로 액션에는 문외한이었다고. 하지만 촬영을 마친 후에는 임 감독에게서 "그동안 어떻게 참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뮤지컬에 출연하며 기본적인 트레이닝을 받아서인지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무술 연습도 했고 또 촬영하면서 많이, 그리고 재미있게 배웠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시대는 70년대 중반까지. 80년생인 그는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를 영화에서 살아본 셈이다.
그는 다른 시대의 인물을 연기하는 게 어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현장에 산 증인이 많아서 크게 도움이 됐다"며 "그 시대를 살아보지 못해 모를 수밖에 없지만 감독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시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같이 호흡을 맞춘 김민선씨에 대해 묻자 "대단한 기(氣)를 가지고 있는 배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민선씨는 지금까지 봤던 어떤 여배우들보다 쿨(cool)하고 낙천적인 사람이에요. 호흡도 잘 맞았고 연기에서도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출산 장면에서 연기 열정은 저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 모두 감동받았죠." 영화는 몇 차례의 베드신을 담고 있고, 조승우가 샤워 중 알몸으로 뛰는 장면도 등장한다. 베드신에 대해서는 "아무 느낌이 없던데요…"라고 말하던 그는 이어서 모텔 장면을 설명하며 활짝 웃었다.
"그 장면을 찍을 때가 마침 크리스마스였거든요. 나중에 친구들이 크리스마스 때 뭐했느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말했죠. '홀딱벗고 모텔 뛰어다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