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칸 2004] 칸영화제, <올드보이>의 최민식 호평
2004-05-15

"최민식을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추천하고 싶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14일 저녁(현지시각) 영화제 첫번째 기자 시사회를 가졌다. 영화를 보고 나서 만난 관객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배우 최민식에 대한 극찬과 편집이나 영상 등 기술적인 면에 대한 박수였다.

라디오 프랑스 인터내셔널 기자인 소피 톨로디(여)씨는 "편집이나 영상 등 여러면에서 훌륭한 영화지만 그 중 남자 주인공(최민식)의 연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하며 "작품에 대한 평가는 심사위원들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최민식을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가 그리스 로마 신화 같은 복수극을 효과적으로 차용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최민식의 연기에 대한 찬사는 영화가 끝나고 시사회장을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영국에서 온 에인저 코벨트(여) 프리미어 기자는 '판타스틱'을 두번 외치며 "<취화선>에서도 최민식을 봤지만 이번 영화에서의 연기는 최고였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에 대해서는 "매우 강렬하고 감성적이지만 현재는 영화의 강한 반전에 충격을 받아서 멍한 상태"라고 말했다. 달라스 모닝 선지(紙)의 찰스 이얼리씨는 "영화가 끝난 뒤 주연 배우의 연기가머리 속에 강하게 남는다"며 최민식이라는 배우가 어떤 영화에 출연했는지 되물었다.

이날 오후 7시 시작된 <올드보이>의 첫 시사회는 극장앞 광장이 영화 상영 30분전에 이미 가득 메워지는 등 현지에 모인 언론들의 높은 관심이 반영됐다. 시사회가 열린 상영관은 1천석 규모의 살레 드 뷔시(Salle de bussy) 극장으로 전석이 가득 찼으며 일부는 자리를 구하지 못해 계단에 앉거나 서서 영화를 감상하기도 했다.

관객들은 영화 초반 주인공 오대수가 감금 생활 중에 독백을 계속하는 장면에서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으며 영화 끝에 자막이 올라가는 30여초 동안에는 짧지 않은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또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관객들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날 시사회는 상영 도중 박수가 쏟아진 경우는 없는 등 비교적 조용히 진행됐다는 게 현지의 일반적인 반응이다. 특히 일부 관객들은 대부분 영화의 기술적인 면은 인정을 하면서도 근친상간이라는 반전이나 일부 잔인한 장면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제 비평가 주간 프로그래머인 클레어 클로조씨는 "매우 잘 만들어진 영화며 아름답게 편집된 영화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새디즘과 마조히즘을 싫어하기 때문에영화를 보는 데 편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그리스 아테네 영화제의 프로그래머 레프테리스 아다미디스씨는 "전작 <복수는 나의 것>에 비해 극적 구성은 떨어지지만 스타일 면에서 앞선다"며 자신의 영화제에 이 영화를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올드보이>는 영문도 모른 채 15년간 감금됐던 남자 '대수'와 그를 가둔 남자 '우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개봉해 전국 330만명을 동원했다. 영화는 당초 비경쟁 공식초청 부문에서 상영될 예정이었지만 공식 발표일을 며칠 안 남기고 경쟁부문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심사위원장 쿠엔틴 타란티노가 영화에대해 공개적인 언급을 하는 등 현지 영화팬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올드보이>는 15일 공식시사회와 갈라 상영회 등 두 차례 상영을 남겨두고 있으며 이날 낮에는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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