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을 강행하면 김선일씨와 같은 죽음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고 누구도 말할 수 없다. 아니 9·11과 같은 대국민테러 사건이 이 땅에서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파병반대 영화인선언의 사회를 담당한 청년필름 김광수 대표의 외침이다. 7월1일 교보문고 앞에서 감독, 제작자, 영화단체를 아우르는 영화인들의 파병반대 선언이 있었다. 박찬욱, 임순례, 류승완, 김대승, 이현승, 모지은, 오기민, 김광수, 양기환, 조영각 등 참석한 영화인 20여명은 한목소리로 “침략전쟁이 분명한 이라크전의 파병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임을 향한 행진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시작된 행사는 서명에 참여한 605명의 영화인들에 대한 경과보고와 선언문 낭독으로 이어졌다.
마술피리의 오기민 대표는 “이 자리는 특별히 주최를 맡은 주체나 단체가 없다. 영화인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고 서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서명한 605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감독 72인, 배우 36인, 스탭 205인을 포함하여 교수, 프로듀서, 영화제 인사 등 영화계를 총망라하고 있다. <꽃피는 봄이 오면>의 경우 스탭 55인이 전원 참여했다. 찬조연설에 참여한 파병반대 국민행동의 오종렬 대표는 “영화인들이 침략전쟁에 반대하는 정의로운 선언에 참여해서 감동”했다고 밝히며 스크린쿼터 축소반대를 국민들이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고,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양기환 사무처장은 “스크린쿼터 축소반대와 파병반대는 미국의 잘못된 침략주의와 신자유주의 노선에 대한 자주적인 대응”라고 화답했다.
파병반대의 움직임은 사회 각계 각층으로 번지고 있다. 항공조종사노조는 정부가 파병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그 군인들을 실어나르지 않겠다’며 운송거부를 천명했다. 전교조는 반전수업을 기획하고 민주노총, 교수노조를 비롯한 대부분 단체들이 속속 파병반대에 동참하고 있다. 동시에 해외에서는 영국의 추가파병 철회, 타이와 호주의 철군 계획 소식이 날아들고 있다. 7월3일 시청에서 열리는 파병반대를 위한 촛불시위에 영화인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하면서 이날 영화인들의 회동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