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과 시바사키 고가 다시 만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世界の中心で, 愛をさけぶ)가 일본에서 기록적인 흥행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5월8일, 283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6월30일까지 6200만달러(67억3천만엔)의 입장수입을 기록하며 5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제작사인 도호는 개봉 7주가 지난 지금에도 “관객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영화의 최종수익이 9200만달러(1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상의…>는 1986년을 배경으로, 30대 중반의 남자가 약혼자의 실종을 계기로 첫사랑에 대해 회상한다는 내용의 멜로영화. 일본 언론들은 이 전형적인 멜로영화가 열풍을 일으키는 이유가 ‘단카이 주니어(團塊ジュニア) 세대’의 정서에 절묘하게 부합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단카이 주니어 세대’는 72년과 76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말로서, 그들은 어린 시절을 보낸 70, 80년대에 관련된 문화상품을 집중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일본의 <겨울연가> 신드롬도 이런 노스탤지어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분석이다. <세상의…> 역시 80년대 음악이나 갓 발명된 ‘소니 워크맨’ 등의 시대적 소품들을 등장시켜 단카이 주니어 세대들의 노스탤지어를 공략했고, 그같은 전략은 박스오피스에서의 커다란 성공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현재 영화의 놀라운 흥행성적에 감화된 미국의 제작사들이 리메이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도호 영화사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대표들을 위한 특별상영회를 6월28일에 가지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이미 영화의 일본 개봉 이전에 싸이더스HQ가 도호영화사로부터 판권을 구매한 상태. 아직까지 세부적인 리메이크 사항들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세상의…>는 9월 초 국내 개봉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