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음악감독을 좀 바꿀 필요가 있었나 보다. 향년 75살의 영화음악가 제리 골드스미스가 하늘의 부름을 듣고 세상을 떠났다. 오랫동안 암으로 투병해온 이 음악가는 지난 21일 밤 베벌리 힐스에 있는 저택에서 작고했다. 제리 골드스미스는 현대 영화음악 사상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사람 중 한명으로, “매일매일 전세계 어디에선가는 그의 음악이 연주되고 있다”는 찬사를 들어왔다.
로스앤젤레스 시립대학에서 음악공부를 시작한 그가 처음으로 영화음악을 공부하기 시작했던 것은, 남부 캘리포니아대학에서 고전영화 음악가 미클로스 로자(<벤허>)의 강의를 들었을때 부터다. 이후 에 근무하며 라디오와 TV드라마 음악을 만들어냈고, 알프레드 뉴먼(<모정> <왕과 나>)에게 발탁되어 (용감한 이들은 고독하다)를 처음으로 영화음악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60년대 중반 이후 할리우드 영화음악계의 최정상 작곡가 중 한명으로 군림한 그는 <패튼 대전차군단> <스타트렉>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 <차이나타운> <그렘린> <에이리언> <빠삐용> 등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의 음악을 창조해냈다.
제리 골드스미스는 초창기부터 이미 새로운 시도를 과감하게 수용하기로 유명했는데, 특히 <혹성 탈출>(1968)의 영화음악을 만들면서 그는 마우스피스없이 연주한 호른의 음색과 입으로 불지 않고 운지법(運指法)만으로 연주된 베이스 클라리넷의 음을 잘 이용해 찬사를 받았다. 이처럼 많은 작품들에서 실험적 사운드의 도입을 겁내지 않았던 그는, 보통의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융합하는 현대적 영역을 개척한 현대 영화음악의 선구자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