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런던] <장화, 홍련> <살인의 추억> 시험대에 오르다
2004-08-24
글 : 이지연 (런던 통신원)
런던에서 8월13일에 한국영화 두편 나란히 개봉해

지난 8월13일 금요일 한국영화 두편이 런던에서 나란히 개봉했다.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과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다. 다양한 국적의 영화들이 수시로 개봉하는 런던이지만, 한국영화 두편이 나란히 극장에 걸리는 일은 처음이다.

<장화, 홍련>은 ‘Asia Extreme’이라는 시리즈로 일본, 한국, 홍콩 등의 공포영화, 폭력(?)영화들을 지난해부터 꾸준히 소개해온 영화배급사 타탄(Tartan)에 의해 배급된다. 타탄은 일본의 공포영화들, 미이케 다카시의 영화들, 그리고 한국영화로는 <쉬리>,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을 배급해왔다. 한국영화의 불모지인 런던을 공략하는 타탄의 전략은, Asia Extreme이라는 시리즈 이름에서 보여주듯이, 다소 극단적인,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해서, 아시아영화의 장르를 특화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타탄은 시내 중심가의 고정된 극장 한 군데에서 짧은 기간 상영해서 인지도를 높인 뒤에 DVD를 바로 출시하는 방식으로 고정 팬들을 늘려왔다. 예외가 있다면, 지난 6월부터 개봉했던 <봄 여름…>으로, <봄 여름…>은 장기간 런던의 아트하우스에서 상영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타탄의 런던시장 집중 공략이 드디어 결실을 보이기 시작한 것인지, <장화, 홍련>도 같은 방식의 전략을 취하고 있는 한편, 그전의 영화들에 비해 매체들에서 상당히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비평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장화, 홍련>은 아시아 소녀들의 아름다우면서도 공포스러운 이미지가 관심을 모으면서, 일본영화 <링>이나 <주온> 등의 인기 덕에 생긴 아시아 공포영화에 대한 인지도의 연장선상에서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런던의 극장 두개, 맨체스터, 셰필드, 에든버러의 극장 한 곳에서 상영되는 <살인의 추억>은, 런던에서는 외국어영화 상영 극장으로 지난해의 <시티 오브 갓>(City of God) 같은 장기 상영 히트 외국어영화를 만들어낸 커즌 소호에서 상영되고 있다. 웃기면서도 무섭고 무서우면서 강한 여운을 남기는 최고의 범죄스릴러 혹은 장르를 새롭게 뒤트는 참신함 등으로 좋은 평을 받고 있어서, 과연 런던에서 어떤 흥행 기록을 남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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