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02년 최고의 영화, 2003 아카데미 각본상에 빛나는 <그녀에게>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2004년 가을, <나쁜 교육>으로 돌아왔다. 외부, 내부의 억압을 비집고 나오는 인간의 욕망을 스크린 위에 터뜨리는 도발적 ‘악동’ 알모도바르. 2004 칸영화제 개막작 <나쁜 교육>은 그의 영화적 취향이 고르게 수렴된 한편 청명한 기운마저 감돌아 더욱 성숙한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이다. 국내개봉에 앞서 셀프 인터뷰를 통해 <나쁜 교육>을 미리 만나본다.
<나쁜 교육>은 어떤 영화 인가?유머가 있지만 코미디는 아니고 아이들이 노래하는 장면이 있지만 어린이 뮤지컬도 아니다. 최소한 내 생각으로 이 영화는 멜로 누아르이다. <나쁜 교육>은 자신들의 육체와 욕망, 운명의 주체가 되면서 성인이 되어가는 세 남자와 그들 모두에게 영향을 주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당신은 이 영화가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부인했다.파코 움브랄은 자전적인 것이 아닌 모든 것은 표절이라고 말한다. 이 영화는 자전적이지만 보다 심오한 면까지 보여주고 있다. 등장인물 뒤에 내가 있긴 하지만 내 인생 이야기 자체를 말하고 있진 않다.
이야기꺼리를 찾는 감독의 이야기인데…그렇다. 난 항상 자기 자신의 본성을 다루는 아티스트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것은 끝이 좋지 않다 해도 환상적인 모험임에 틀림없다.
나래이션의 사용이 많다나래이션은 보이지 않는 것을 설명하고 극의 리듬을 빠르게 하기 위해 사용했다. 관객은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되는 조사관 역할의 감독 엔리케(펠레 마르티네즈)를 통해 후안(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의 성격에 많은 실마리를 제공받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펠레와 동일시하여 그의 눈과 목소리로 후안이라는 미스터리하고 잔인한 인물,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아모레스 페로스>, <이투마마> 출연)과 함께 일하는 건 어땠나?그에게나 나에게나 하나의 도전이었다. 실제로 세 명의 캐릭터를 한 사람이 연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그 중의 두 명은 외관상으로도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남자로서나 여자로서나 아주 매력적이었다. 그 캐릭터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모두가 그에게 망상을 가지게 되는 격렬함을 이해하는데 있어 그의 매력은 필수적이었다.
가엘은 이 이야기의 악역인가?영화에 있어 감독이 캐릭터들을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들이 아주 극악한 행동을 한다 해도 말이다. 가엘이 연기한 메인 캐릭터 후안은 그가 원하는 것을 얻기 전에는 만족치 못하는 남자이다. 그는 상황에 따라서 살인을 저지를 수도 있고, 필요할 때엔 남자이던 여자이던 상대를 유혹하고 섹스를 할 수도 있다. 그가 양심의 가책이 전혀 없다는 점은 그에게 믿을 수 없는 정력을 제공하고, 나쁜 길로 가게끔 만든다. 하지만 그의 그러한 야망과 엮일 일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될게 없는 그저 평범한 사나이일 뿐이다.
그 결과에 대해 만족하는가?그렇다. 그러나 난 관객들이 아주 매력적인 악한인 그에게만 빠져있지 않길 바란다. 한마디로, 난 사람들이 펠레 마르티네즈(엔리케 역) 그리고 아이들을 잊지 말길 바라는 것이다. 그들은 모두 놀랍도록 훌륭했다. 라울 가르시아와 이나시오 페레즈(아이들)과 함께 한 작업은 대성공이었다. 난 아역 배우들과 같이 일해본 적이 없어서 이나시오와 라울이 어른이라 생각하고 연출했고 그 결과는 아주 감동적이었다. 난 영화의 그 부분(두 소년과 하느님, 마놀로 신부 사이의 관계에 관한)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는데, 아마도 촬영 전에는 그 부분이 가장 어렵고 정교한 씬처럼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작품을 마친 지금, 행복한가?글세…단지 내가 무척 열정적으로 산다고 말해둡시다.
주요수상 필모그라피 1987 <신경 쇠약 직전의 여자> 토론토 영화제 관객상, 베니스 영화제 각본상 수상1991 <하이힐>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노미네이트
1997 <라이브 플래시>
1999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칸영화제 감독상,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수상
2001 <그녀에게>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