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빈 집>이 막차로 베니스 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에 합류했다. 베니스 현지의 공식 데일리 'CIAK IN Mostra'의 2일자는 김기덕 감독의 <빈 집>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필름 소르프레사'(Film Sorpresa·깜짝 필름) 케이스로 상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빈 집>의 국내 홍보사인 영화인은 영화제 집행위원회로부터 장편 경쟁부문인 '베네치아61(Venezia61)' 상영작 22편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5일 정식으로 받았다고 전했다. 이로써 김기덕 감독은 2000년 <섬>과 2001년 <수취인불명>에 이어 세번째 베니스 경쟁부문에 초대를 받았다.
영화제 개막 후 발표되는 깜짝 초청은 올해 베니스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부임한 마르코 뮐러가 로카르노 영화제 집행위원장 시절 도입했던 제도를 베니스에도 옮겨온 것으로 <빈 집>이 첫 사례가 됐다. 영화제 집행위는 공식 홈페이지(www.labiennale.org)의 상영작 목록에 올려놓지 않은 것은 물론 해외배급사 씨네클릭 아시아에까지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는 등 극도의 보안을 유지해왔다.
김기덕 감독의 11번째 영화 <빈 집>은 폭력적이고 일방적인 사랑에 감금된 무기력한 여자 선화(이승연)와 가진게 없어 잃을 것도 남아 있지 않은 남자 태석(재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7일 오전 기자시사회와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오후 7시 15분에 공식 상영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10월에 청어람의 배급으로 선보인다.
<빈 집>의 뒤늦은 가세로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 초대를 받은 한국 영화는 모두 세 편이 됐다. <빈 집>과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은 경쟁부문인 '베네치아61'에 초청됐으며 박찬욱 감독이 연출에 참여한 <쓰리, 몬스터>는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익스프레스(Venezia mezzanotte)'에서 소개된다.
또한 2002년 <오아시스>로 베니스에서 감독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을 제외하고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의 박찬욱과 2002년 감독상의 임권택, 올해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의 김기덕 등 근래 들어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주요 부문상을 받은 한국의 대표 감독 3명이 모두 베니스에 모이게 됐다. 박찬욱 감독은 이미 출국했으며 김기덕 감독과 임권택 감독은 각각 6일과 7일 출국할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