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태극기…> 아카데미출품 결정에 <빈 집> 반발
2004-09-27

<태극기 휘날리며>가 아카데미상에 출품할 한국영화로 결정된 가운데 <빈 집>측이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제77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 한국출품작을 <태극기 휘날리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영진위가 두 영화 중 <태극기…>를 선택한 것은 <빈 집>의 출품자격 요건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 영진위는 당초 22일 출품작 선정위원회를 열고 <빈 집>을 출품작으로 결정, 해당 영화사에 통보했으나 <빈 집>의 출품자격 요건에 대한 <태극기…>측의 반발을 전해듣고 24일 <태극기…>로 출품작을 변경했다.

문제가 된 출품자격 요건은 '자국내 영화산업 안에서 정상적이고 통상적인 개봉으로 여겨지는 경우'라는 것. <빈 집>은 다음달 15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우선 23일부터 1주일간 단관개봉(한 영화관에서만 상영하는 것) 형태로 상영되고 있다. 하지만 '정상적이고 통상적인 개봉'이라는 애매한 규정에 단관상영이 어떻게 관련되는지는 논란의 여지를 담고 있다. 영진위는 선정결과에 대해 "<빈 집>의 작품성이나 우수성에 의심의 여지가 없음을 인정하나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 출품자격 요건 중 '자국내 영화산업 안에서 정상적이고 통상적인 개봉으로 여겨지는 경우'라는 요건에 맞게 개봉됐다고 볼 수 없으므로 출품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빈 집>의 미국 배급사인 소니픽쳐스 클래식이 미국 아카데미 위원회에 이에 대해 문의한 결과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 <빈 집>측은 영진위에 이 사실을 미국 배급사의 공식문서와 함께 전달했지만 영진위는 서둘러 선정결과를 <태극기…>로 확정했다. <빈 집>의 제작사 김기덕 필름과 해외 마케팅을 담당하는 시네클릭 아시아측은 공식적인 반발은 자제하고 있지만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작 선정은 아직 한국에서는 아무 작품도 누려보지 못한 영광이다. 외국어영화상 부문은 한 나라당 한 편만 출품할 수 있으며 이중 다섯편 가량이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된다. 후보작 선정만으로도 미국내 흥행이 보장될 정도. 지금까지 한국영화는 <마유미>(신상옥)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정지영) <춘향뎐>(임권택) <오아시스>(이창동)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김기덕) 등이 출품됐으나 모두 후보작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이중 지난 2002년 <오아시스>가 출품작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집으로…>(이정향)측이 선정결과에 대해 반발하고 나서 한동안 논란이 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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