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영화전문잡지 <CIAK>와 <컬트픽션> 그리고 35mm 영화전문 인터넷 사이트가 김기덕 감독의 <빈 집>과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 대해 나란히 평을 실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20년의 역사를 지닌 젊은 감각의 영화전문지 <CIAK>는 베니스영화제 결산 기사에서 김기덕의 <빈 집>에 “첫눈에 반했다”고 말하고 있다. 별 관심을 끌지 못하던 이 영화는 첫 공개와 함께 관객을 “완전히 기습했고, 첫눈에 반하게 만들었다”고 쓰고 있다. 또 김기덕 감독을 “99년 <섬>으로 베니스에 이미 쇼크를 주었을 뿐 아니라 베를린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받은 새로운 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가 제대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라고도 전했다.
한편 컬트영화 전문잡지 <컬트픽션>은 <올드보이>를 두면에 걸쳐서 대대적으로 소개하며 컬트영화를 선호하는 이탈리아인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컬트픽션>은 <올드보이>를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으로 황금명함을 확보한 박찬욱 감독의 “복수심에 불타는 영화”라고 평한다. 그리고 “영화 나이로는 젊은 감독 박찬욱, 그렇지만 비상하며 대단히 매력적”이라고 평했다.
그들은 또 “중국영화에 익숙해지기 위해 10년이 걸린 우리에게 그와 비슷한 이들의 영화를 보는 것은 대단히 즐거운 일”이라며 <올드보이>는 “기 충격과 같은 영화”라고 평했다. 그렇지만 이 잡지는 “<올드보이>는 약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초현실주의를 보여주지만, 결국 그 자신도 초현실주의자인 타란티노가 심사위원장을 맡음으로써 ‘폭력을 사랑하는 그’의 입김이 다른 심사위원들에게 조금은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영화 전문 인터넷 사이트 ‘www.35mm.it’에서는 <빈 집>을 “시, 시 그리고 다시 시”라는 날렵한 제목으로 소개하면서, “카메라로 한편의 시를 쓰는 듯하다. 눈으로 백과사전 같은 이야기를 하고, 보일 듯 안 보일 듯 이미지와 색이 교차하며 영화 세상 안에 시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