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해외신작 <오페라의 유령>
2004-10-25
글 : 김수경
메가톤급 뮤지컬의 할리우드 환생

조지 벤슨의 <가면무도회>는 “우리는 이 외로운 게임에서 정말 행복한 걸까?”라는 의문구로 시작된다. “가면무도회! 모든 얼굴마다 다른 그늘이 있어”라고 이에 화답하는 노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삽입곡 <가면무도회>다. 런던 허 머제스티스 극장에서의 18년 연속 공연, 14개국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공연된 메가톤급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할리우드에서 재탄생한다. 1911년 프랑스 소설가 가스통 르루에 의해 쓰여진 원작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의 유령>은 여러 차례 영화화되었다. 가장 최근 버전은 공포영화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가 만든 것. 할리우드에서 만드는 조엘 슈마허의 이번 <오페라의 유령>이 주목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오페라의 유령>을 글로벌한 문화상품으로 만든 미다스의 손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적극적으로 가세했기 때문이다. 그는 제작뿐 아니라 조엘 슈마허와 이번 영화의 공동 대본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엘 슈마허에 의하면 “웨버는 1987년 <로스트 보이>를 본 뒤 나를 만나길 원했다”라며 이 프로젝트가 사실 1988년부터 기획된 것임을 밝혔다. 덧붙여 “당시 캐스팅은 마이클 크로퍼드와 사라 브라이트만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순조롭게 풀릴 것 같던 슈마허의 계획은 급작스러운 암초에 부딪힌다. 1990년 웨버와 브라이트만이 이혼한다. 한편 슈마허는 <유혹의 선>을 필두로 급박하게 필모그래피를 쌓는 시기를 맞이한다.

그 와중에 <오페라의 유령> 영화화에 관한 수많은 루머가 퍼졌다.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유령 역으로 나온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러나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조엘 슈마허를 잊지 않았고 현재의 <오페라의 유령>이 탄생했다. 웨버는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노래 한곡을 작곡하여 삽입할 만큼 의욕적이라고 한다. 유령 역은 <타임라인>의 주역 제라드 버틀러가 맡고 상대역인 크리스틴은 <미스틱 리버> <투모로우>의 신성 에미 로섬이 분한다. 에미 로섬이 캐스팅 과정에서 웨버에게 뮤지컬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하자 웨버는 이렇게 답했다. “그거 좋군, 난 누군가를 모방하지는 않으니까.” 환갑 전후의 감독과 제작자 겸 음악가, 스무살도 안 된 여배우가 보여줄 앙상블인 <오페라의 유령>이 <물랑루즈> <시카고>의 황금계보를 이어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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