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6일 일본에서 개봉한다. 전국적으로 13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될 <올드보이>의 배급규모는 다른 일본 작품들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이고 원작이 일본만화인데다가 <쉬리>로 낯이 익은 최민식, <봄날은 간다>로 얼굴을 알린 유지태 출연작이라는 사실이 흥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소들. 이러한 마케팅 요소들이 한류열풍에 올라타 시너지를 낸다면 낙관적인 흥행전망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일본극장가를 보면 <올드보이>의 안착을 섣불리 판단할 상황이 아니다. 전형적으로 할리우드 영화가 강세인 일본극장가에 톰 크루즈 주연의 <콜래트럴>이 개봉해 벌써 1위자리를 차지했다. 개봉에 맞춰 일본까지 찾은 톰 크루즈의 열정을 관객들이 일주일만에 외면하지 않을 것은 당연지사. <지금, 만나러 갑니다>(2위), <숨겨진 검, 오니노츠메>(3위), <웃음의 대학>(5위) 등 신작 일본영화도 <올드보이>가 공략해야 할 대상이다. 그리고 같은 날 개봉하는 최양일 감독의 <피와 뼈>도 만만치 않은 상대로 보인다.
TV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일본시장에서 큰 대접을 못받고 있는 현실도 넘어야 할 벽이다. 국내에서 천만관객을 돌파한 후 역대 최대 규모로 개봉했던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도 일본내 반응은 미지근한 편이었다. 이런저런 요소들을 살펴보면 플러스 요인만큼 마이너스 요인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드보이>의 일본내 흥행여부가 궁금한 것은 이미 개봉됐던 여느 한국영화와 달리 원작이 일본만화이고 다소 매니아 취향적인 작품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물론 흥행의 성패를 이 두가지 요소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조급증이겠지만 <올드보이>에 대한 일본 관객반응은 추후 한국영화의 일본시장 공략에도 주요한 참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