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히어로 가족의 모험담, 디즈니의 <인크레더블>이 연말 흥행시즌을 화려하게 알리면서 박스오피스 1위로 싱겁게(?) 데뷔했다. <그러지>가 2주연속 1위를 한터라 3주차까지 1위 고수는 힘들고, 드림웍스의 경쟁작 <샤크>도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어서 <인크레더블>의 1위 탈환은 쉽게 예상됐던 일. 따라서 개봉관심사는 몇위에 데뷔하느냐가 아니라 얼마의 수익을 올리는가에 집중됐었다. 예상됐던 수치는 적게는 7천만불에서 많게는 8천만불 정도. 결과는 7천백만불에 조금 못미친다. 개봉첫주 수익 7천만불은 <니모를 찾아서>와 비슷하지만 <슈렉2>의 9천만불을 넘기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예상했던만큼의 성공만 거둔 셈이다.
미국 전역 3,933개의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한 <인크레더블>의 극장수는 역대 금요일 개봉작중 네번째로 많다. 엄청난 마케팅 비용에 와이드 릴리즈로 물량공세를 펼친 <인크레더블>의 최종 수익이 얼마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히트작으로 기록되기 위해선 포장된 마케팅 기술이 빠지고 작품자체가 흥행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없는 연말 극장가를 볼 때 일단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 히트작품은 <슈렉2>가 4억3천6백만불, <니모를 찾아서>가 3억4천만불, <슈렉>이 2억6천7백만불로 <인크레더블>이 세작품 사이 어디쯤에 위치할지도 관심거리. 참고로 <샤크 테일>이 먼저 개봉하고 <인크레더블>이 뒤를 따랐던 미국과 달리 국내는 <인크레더블>(12월 15일)이 <샤크 테일>(내년 1월 7일)보다 먼저 관객의 심판을 받는다.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다룬 <레이>는 전주 2위를 지켰다. 극장수는 2,006개에서 2,463개로 400여개 늘었고 천3백8십만불을 더 보태 2주차 흥행누계는 4천만불에 이른다. 극장당 흥행수익도 여전히 높아 알짜배기 흥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평단의 반응도 호의적이어서 제이미 폭스의 오스카 노미네이트 가능성도 한껏 높아졌다.
공포영화로는 의외로 2주연속 1위를 기록했던 <그러지>는 두계단 하락한 3위를 차지했다. 주말사이 천3백5십만불을 더 보태 예상했던 3주차 흥행성적 9천만불에 육박했다. 극장수도 3,336개로 배급력이 뒷받침해주고 있어 다음주면 1억불 돌파가 가능해 보인다. 천만불짜리 영화 <그러지>가 극장 수입만 10배 이상을 뽑는 대박을 이뤄냄에 따라 저렴한 예산으로 검증된 소재를 사용하는 리메이크 붐과 원작감독들의 할리우드 진출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레이>만큼은 아니지만 <톱>(saw)도 착실히 흥행중이다. 전주보다 한계단 떨어지긴 했지만 천백만불 이상을 더 보태면서 수익은 3천5백만불을 넘었다. 배급사 라이온스 게이트는 <오픈 워터>(open water)에 이어 돈되는 독립영화 발굴 능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주드 로가 바람둥이로 출연한 <알피>(Alfie)는 이번주 새로 개봉해 5위에 올랐다. 바람둥이 주드 로의 상대역은 수잔 서랜든, 마리사 토메이, 시에나 밀러다. 2,215개의 극장에서 개봉해 6백5십만불을 챙겼다.
6위에서 10위는 지난주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미라맥스의 <셀 위 댄스?>는 한계단 하락한 6위로 총누계는 4천만불을 넘겼다. 전주보다 3계단 더 하락해 7위를 기록한 <샤크>의 낙폭은 가팔라지고 있다. 주말 수익도 5백만불을 채 못넘겼다. <프라이데이 나이트 라이츠>와 <래더 49>, <팀 아메리카:세계경찰>이 그뒤로 하위권을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