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뉴욕] 할로윈은 호러와 스릴러의 명절
2004-11-10
글 : 양지현 (뉴욕 통신원)
10월 말 할로윈을 맞이해 다양한 소재의 저예산 호러, 스릴러영화 대거 개봉

지난 10월 미국 극장가에는 할로윈(10월31일)을 겨냥한 호러, 스릴러영화들이 대거 개봉됐다. 특히 올해는 CGI로 장식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보다는 다양한 소재의 저예산 독립영화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할리우드영화 <언더월드>와 리메이크 버전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 <무서운 영화3> 등이 인기를 끈 반면 올해에는 소니픽처스의 <그러지>를 제외하면 <톱>(Saw), <언더토>(Undertow), <인듀어링 러브>(Enduring Love), <기계공>(The Machinist), <프라이머>(Primer), <숀 오브 더 데드>(Shaun of the Dead) 등 대부분이 저예산영화다.

호러영화인 <톱>(사진)은 할로윈에 맞춰 10월29일 개봉된 작품. “크랭크톱 킬러”(Jigsaw Killer)라는 별명의 연쇄살인자가 두 남자를 납치해 족쇄를 채워 감금한다. 이들에게는 몇 가지 물품이 주어지는데 이중 하나가 톱이다. 처음에는 톱으로 족쇄를 끊으려고 하지만, 두 남자는 킬러가 원하는 것이 톱으로 족쇄를 자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신체의 일부를 잘라 탈출을 시도하라는 것임을 알게 된다. 역시 호러영화인 <숀 오브 더 데드>는 좀비호러 장르를 코믹하게 다뤄 지난 봄 영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뒤 미국에서도 소개돼 젊은 호러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스릴러 <기계공>는 주인공 크리스천 베일이 약 29kg를 감량해 화제가 된 작품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며 1년간 잠을 못 자서 서서히 이성을 잃어가는 기계 수리공의 이야기다. <노팅힐>의 로저 미첼이 감독한 <인듀어링 러브>는 꼬마를 태운 채 줄이 풀려버린 기구를 잡기 위해 달려갔던 5명 중 하나가 사고로 사망한 뒤 이중 한명이었던 대학교수 조 로즈가 또 다른 남자 제드 패리에게 스토킹을 당한다는 내용이다. 신인감독 셰인 카루스가 연출한 <프라이머>는 7천달러의 제작비를 들여서 화제가 된 작품으로, 애브와 애론이라는 발명가가 우연하게 타임머신을 발명하게 된 뒤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공상과학 스릴러다. 평론가들은 <프라이머>가 <터미네이터>나 <백 투 더 퓨처>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액션보다는 심리적으로 스릴을 준다고 평했다.

<조지 워싱턴>과 <올 더 리얼 걸스>(All the Real Girls)로 눈길을 끌었던 신예감독 데이비드 고든 그린이 연출한 <언더토>는 미 남부지방의 고딕 공포소설 스타일에 영향을 받은 스타일리시한 작품이다. 어머니가 죽은 뒤 아버지 존과 고립된 생활을 하던 두 형제 크리스와 팀에게 자유분방해 보이는 삼촌 딜이 찾아온다. 처음에 딜은 지루한 생활에 활력을 주는 듯했지만, 사실은 아버지가 존과 자신에게 남겨준 금화를 찾으러온 것. 그림 형제와 마크 트웨인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이 작품은 탄탄한 이야기 구조는 물론 <빌리 엘리어트>의 제이미 벨과 더모트 멀로니, 조시 루카스, 데본 앨런 등의 연기가 돋보인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