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지기 톰 행크스(48)와 로버트 저메키스(52)가 다시 뭉쳤다. 정확히 10년 전 <포레스트 검프>에서 배우와 감독으로 처음 만난 이들은 <캐스트 어웨이>를 거쳐 올 크리스마스에 한국 개봉하는 <폴라 익스프레스>로 다시 끈끈한 우정을 자랑한다. 12일 아시아 기자회견을 위해 도쿄를 방문한 이들은 10년 전에 비해 배도 나오고 얼굴에 주름도 늘었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믿음’의 눈빛은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빛나는 알전구처럼 따뜻하게 반짝거렸다.
저메키스가 먼저 러브콜을 했던 두 전작과 달리 톰 행크스의 제안으로 이 영화를 함께 하게 된 저메키스는 “둘의 취향이 비슷한 것같다”면서 “톰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특히 그는 제작 과정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아 함께 일하는데 매우 편하다”고 행크스를 추켜 세웠다. 이에 질세라 행크스 역시 “<포레스트 검프>로 밥(저메키스)은 배우로서의 내 가능성을 활짝 열어줬다”며 “배우를 단순히 고용인처럼 생각하는 감독들과 달리 밥과는 창조적 파트너쉽을 유지할 수 있어서 함께 일하는 게 매우 즐겁다”고 말했다.
애니 <폴라 익스프레스>산타찾아 북극 간 소년
<폴라 익스프레스>의 원작은 86년 미국에서 발간돼 전세계 30여개국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의 꿈을 선사해온 동화책. 산타의 존재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한 한 소년이 북극행 열차를 타고 겪는 모험담으로 사실적이면서도 신비로운 삽화로 칼데콧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에서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합성했던 저메키스 감독은 <폴라…>에서 모션 캡처(배우들의 움직임을 포착해 그래픽을 입히는 것)보다 한 단계 발전한 ‘퍼포먼스 캡처’기법을 도입해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영화를 완성했다. 차장과 산타, 방랑자 호보 등 1인 5역의 움직임과 목소리를 연기한 톰 행크스는 “처음에는 스파이더맨처럼 꼭 끼는 옷을 입고 아무런 배경도 없는 공간에서 뭔가를 하는 척하는 것이 우스꽝스러웠지만 주인공들의 내면에 다가가면서 이내 감정이 몰입돼 눈물이 나기까지 했다” 고 둥그런 얼굴에 낙천적인 웃음을 띄며 연기 과정을 소개했다. 올 크리스마스 때 4명의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는 “일단 원하는 목록을 받고 내가 산타에게 그 목록을 전하면 최종 결정은 산타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너스레를 떨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난 10일 미국에서 개봉한 <폴라…>는 3000만불의 수익을 기록하면서 <인크레더블>에 이어 흥행순위 2위로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