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나이 쉰 넘은 저한테 이뻐졌대요. ‘마당놀이’가 너무 너무 재밌어서 항상 웃으며 사니까 젊어지는 것 같아요.” 탤런트 김자옥(52)씨가 ‘외로운 공주’에 이어 이번엔 ‘능청스런 놀부 마누라’로 나섰다. 35년 연기 인생 처음으로 마당놀이에 도전한 것이다. 문화방송 마당놀이 <제비가 기가 막혀>(윤정건 극본, 오태호 연출)에서 ‘돈 많고 시간 남고 일은 없는 날라리 아줌마’인 현대판 ‘놀부 마누라’를 연기한다.
지난 24일 오후 공연을 앞두고 만난 김씨는 요즘 주부 팬들이 부쩍 늘었다며 기뻐했다. 그런데 설명이 재밌다. “여자들은 누구나 샘이 많아요. 그런데 제가 평범하면서도 이쁘고, 대단한 미인이 아니어서 ‘나도 저 정도는 될 수 있어’라고 생각들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여성 팬들이 많은 것 같아요. 공연 뒤에 아줌마들이 저한테 몰려들어서 얼굴에 빨간 뽀뽀 자국까지 남길 정도던데요? 호호호….”
마당놀이의 맛에 흠뻑 빠진 듯, 그는 들떠 있었다. “처음엔 마당놀이를 좀 망설였지만, 한두달 연습하면서 ‘아, 이 맛이구나’하고 느꼈죠. 객석의 반응에 따라 표정으로 받아주고, 느낌이 바로 바로 오는 그 맛이 참 좋더라고요.” 가족들의 응원도 큰 힘이라고 했다. 캐나다에 유학 중인 아들을 만나려는 계획을 미뤘지만 아들이 이해해줬고, 남편 오승근(53)씨는 얼마전 공연장을 찾아 용기를 북돋워줬다는 것.
김씨는 함께 공연하고 있는 젊은 배우들에 대한 칭찬으로 말을 마쳤다. “뒤에서 말없이 받쳐주는 역을 묵묵히 하는 젊은 연극 배우들이 참 많아요. 이들이 얼마나 귀한 사람들인지 새삼 느끼고 있어요.” 지난 12일부터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시작된 이 공연은 12월12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