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외신기자클럽] 임권택 감독의 가장 뛰어난 성공 중 하나 (+불어원문)
2004-12-14
글 : 아드리앙 공보 (포지티브 기자. 영화평론가)
한국 근대성의 탄생 보여주는 뛰어난 영화 <하류인생>, 상업적 실패에도 진정 아름다운 작품

<하류인생>은 저주받은 작품인가? 한국에서의 상업적 실패를 겪은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영화가 프랑스에서 12월15일 개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글을 탈고할 때 즈음) 개봉이 막 취소됐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감독의 가장 뛰어난 성공 중 하나이다. 비처럼 차갑고 준엄한 <하류인생>은 <취화선>의 화려한 형식과는 거리가 있지만 논리적으로 그 작품을 뒤따를 만한 것으로 자리잡는다. 두 작품은 한국의 근대성의 탄생을 보여주는 한폭의 빼어난 병풍처럼 펼쳐진다.

<하류인생>은 두개의 이야기를 나란히 좇는다. 가장 어두우며 또한 너무나도 명백한 이야기는 “메이드 인 코리아” 경제 기적의 가장 병적인 면에 대한 근원을 탐구하는 일로써 부패한 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해부이다(주인공의 ‘태진산업’은 훗날 국가적 성공을 이끄는 재벌체제의 싹이다). 그렇지만 이 어두운 이야기는 뛰어난 여성 인물의 은근한 빛으로 상쇄된다. 만약 <하류인생>을 깡패들의 영웅담이 아니라 남녀 한쌍의 이야기로 읽는다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최태웅(조성우)이 아니라 박해옥(김민선)이다. 해옥은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이며 미래를 나타낸다. 그녀의 여정은 두 장면 속에 압축되어 있다. 영화 초반에 그녀는 태웅에게 스웨터를 갖고 온다. 무릎을 꿇고 옷 매무새를 잡아주는데 태웅이 그녀를 껴안는다. 수년이 흘러, 태웅은 바람을 피우는 폭력적인 남편이 되어버린다. 그녀는 그를 떠나 시골에서 본업인 교사 일을 하며 산다. 그는 바로 그 회색 스웨터를 입고 그녀를 찾아 나서고, 그녀의 발 아래 진흙탕에 무릎을 꿇는다. 이렇게 하여 그는 새로운 질서에 순응한다- 이제부터는 태웅에게 해옥이 필요한 것이다.

청소년 때에, 그녀는 다리에 칼이 박혀 있는 그를 보았고, 그리고 선택했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감행한 것도 그녀다. 첫밤을 지내는 여관에서 검문 경찰에게 문을 열고 “우리는 사랑하는 사인데요…”라고 야무지게 대꾸하는 것도 그녀다. 그녀가 그들의 이야기를 그 흙길까지 이끌어온 것이고 그는 그녀 없이 계속 살 수 없다. 그녀가 그의 따뜻함인 것이다. 그는 종종 돌아와 쪼그리고 앉아 부드러운 옷 속에 포개지듯 그녀의 팔에 안긴다. 그리고 이 영화는 아주 아름다운 여성적 몸짓으로 끝을 맺는다. 그는 피투성이가 되어 개천 구석에 처박혀 있었고, 임신한 그녀 또한 매몰차게 맞았다. 허벅지를 타고 내리는 피에는 무관심한 채, 그를 일으켜세우기 위해 그녀는 와 있었다. 차 뒷좌석에서 그는 머리를 그녀의 어깨에 기댄다. 막 아이를 잃은 그녀는 모성적 몸짓으로 그를 포개어 안는다.

<하류인생>은 여자들이 근대의 문을 남자들보다 더 활기차게 열었음을 상기시킨다(여자들이 근대를 통해 얻은 것이 더 많았다는 것이 그것을 쉽게 설명한다). 영화는 치마가 짧아지고 머리가 어깨에 자유롭게 스치던 시대를 환기시킨다. 그리고 또 다른 인물들이 해옥과 겹쳐진다. 남편 대신 청탁 업무를 챙기는 중앙정보부장의 아내와 무엇보다도 땅바닥에 누워 “자, 내 가랑이를 찢어봐”라고 외치며 남녀 차별주의자를 깔아뭉개는 여배우. 주로 무시의 대상이었던 여배우들은 한번에 열편의 영화에 겹치기 출연을 하며 악착스럽게 일했다. 아마도 그녀들이야말로 전적으로 독립적일 수 있었던 첫 세대의 여성들이며, 또한 많은 남자들보다도 돈을 많이 번 첫 세대 여성들이었을 수도 있다.

한편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보편적인 진리로 돌아가게 한다. 아이를 낳는 해옥의 얼굴을 가깝게 찍은 장면이다. 바싹 말라 반쯤 벌린 입술, 땀으로 뒤덮인 이마, 숨이 턱에 차올라 고통스러워 하는 그녀는 혼자이며 아름답다. 밖에선 1961년 5월16일의 아침이 밝아온다. 제2공화국은 사라지고, 박정희가 정권을 찬탈한다. 아이의 울음이 들리고, 그는 살아 있다. 아이는 험난한 시대의 새벽에 태어났지만… 아름다운 녀석이다.


" La pegre " est-elle une œuvre maudite ? Apres un echec en Coree, le quatre vingt dix-neuvieme film d'Im Kwon-taek devait sortir en France le 15 decembre. La sortie vient d'etre annulee. Il s'agit pourtant de l'une des plus brillantes reussites de l'auteur. Glacial et austere comme la pluie, " La pegre " s'eloigne dans sa forme du flamboyant " Chihwaseon " en s'imposant comme sa suite logique. Les deux œuvres se deroulent telle une tapisserie magistrale qui raconterait la naissance de la modernite en Coree.

" La pegre " suit deux histoires paralleles. L'une, la plus sombre, est aussi la plus evidente : la dissection minutieuse d'un systeme corrompu jusqu'a la moelle, l'exploration des origines les plus malsaines du miracle " Made in Korea " (" Daejin ", l'entreprise que dirige le heros est l'embryon de conglomerats qui feront plus tard la reussite de la nation). Cependant, ce noir tableau est compense par la lumiere discrete d'un formidable personnage feminin. Si on choisit de lire " La pegre " non comme la saga d'un gangster mais comme l'histoire d'un couple, il apparait que le heros n'est pas Choi Tae-woong (Cho Seung-woo) mais bien Park Hae-ok (Kim Min-sun). Hae-ok est le moteur du film, elle represente l'avenir. Son trajet se resume a deux scenes. Au debut du film elle vient porter un pull a Tae-woong. Elle se met a genoux devant lui pour l'ajuster et il la prend dans ses bras. Des annees plus tard, Choi est devenu un mari infidele et brutal. Elle le quitte pour vivre a la campagne exercant son metier d'institutrice. Il part la retrouver portant le fameux pull-over gris et tombe a ses pieds dans la boue. Il se soumet ainsi a un nouvel ordre : desormais il a besoin d'elle et non le contraire.

Des qu'adolescente, elle l'avait vu un couteau plante dans la jambe, elle l'avait choisi. C'est elle qui l'impose contre l'avis de son pere. C'est elle qui ouvre a la police lorsqu'ils passent leur premiere nuit dans un motel et qui rembarre l'agent hilare d'un radical : " nous nous aimons, et alors ? ". Elle aura dirige toute leur histoire jusqu'a ce chemin de terre et sans elle il ne peut pas continuer. Elle est sa chaleur. Il revient souvent ainsi se blottir dans ses bras comme dans un doux vetement. Et c'est sur un geste feminin magnifique que se termine le film. Lui tabasse git au fond du ruisseau, elle enceinte a ete aussi impitoyablement frappee. Mais elle est encore la pour le relever, indifferente au sang qui coule le long de son mollet. A l'arriere de la voiture, il pose sa tete sur son epaule. Elle, qui vient de perdre son enfant, l'enlace dans un geste maternel.

" La pegre " nous rappelle que les femmes ont pousse plus vigoureusement que les hommes les portes de la modernite (ce qui s'explique facilement : elles avaient plus a y gagner). Le film evoque ce temps ou les jupes raccourcissaient, ou les cheveux flottaient libres sur les epaules. D'autres personnages s'ajoutent a Hae-ok : l'epouse du chef de la KCIA qui dirige les services secrets a la place de son mari et surtout une star de cinema qui ecrase une remarque sexiste en s'allongeant par terre pour hurler " Vas-y ! Dechire moi l'entrejambe ! ". Les comediennes, souvent meprisees, etaient des travailleuses acharnees qui tournaient jusqu'a dix films en meme temps. Elles furent peut-etre les premieres femmes totalement independantes, les premieres qui gagnaient mieux leur vie que bien des hommes.

Cependant la plus bouleversante scene du film nous renvoie a une verite universelle. Il s'agit d'un gros plan sur le visage de Hae-ok en train d'accoucher : ses levres seches entr'ouvertes, son front couvert de sueur, a bout de souffle, souffrante, seule et belle. Dehors le jour se leve sur le 16 mai 1961. La seconde republique est morte, Park Chung-hee s'empare du pouvoir. L'enfant pleure, il est vivant. Il est ne a l'aube d'une decennie de plomb... mais c'est un beau bebe.

번역 진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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